이 글은 성공적인 창업가, 프로그래머이자 투자자이며, 드롭박스, 레딧, 에어비앤비 등의 스타트업을 키워낸 와이콤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입니다. 전 세계 창업가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멘토인 그의 글을 2회에 거쳐 공유합니다. (2부 보기)
저는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을 물으면, “내 아이들이라면 뭐라고 이야기해줄까?” 라고 고민해보곤 합니다. 지금 내 아이들이 대학생이라면 이런 조언을 해줄 겁니다.
스타트업은 우리의 직관과 어긋납니다. 스키 타는 것과 비슷하죠. 스키를 처음 타본 사람은 으레 속도를 늦추기 위해 몸을 뒤로 기울이려 합니다. 그러나 몸을 뒤로 기울이면 스키 속도는 점점 빨리지며 주체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는 직관을 억누르고 스키를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하죠. 스타트업도 비슷합니다. 비직관적인 스타트업을 다루려면 몇가지 알고 있어야 할 목록이 있습니다.
비직관적
저는 와이 컴비네이터를 운영하며 우리 역할은 창업가들이 무시할 조언을 하는 것이라고 농담하곤 합니다. 와이컴비네이터 파트너는 창업가들이 저지를 만한 실수를 경고하고, 창업가들은 조언을 무시하고 일을 감행하고, 일 년 후 “그 때 그 조언을 들었어야 했어요.” 라고 털어놓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언급했듯 스타트업은 비직관적이고, 조언은 말도 안되게들리기 때문이지요. 스키 강사가 몸을 기울이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세요.
그러나, 하나 직감을 따라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판단이죠. 젊은 창업가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이부분입니다. “그 사람이 먼가 이상하게 느껴지긴 했는데 하도 똑똑하고 인상적으로 보여 찝찝한 감정은 무시했어요.” 공동창업자, 직원, 투자자 등 같이 일할 사람들을 결정할 때만은 직감을 따르세요. 그 사람에 대해 자신할 만큼 충분히 알 때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게 정답입니다.
전문지식
또 하나, 스타트업을 성공 시키기 위해 스타트업 문화에 대해 잘 알 필요는 없습니다. 엔젤 투자를 어떻게 유치하는지 같은 건 필요할 때 배우고 그 단계가 지나면 잊어버려도 됩니다. 마크 주커버그는 스타트업 전문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유져들은 정말 잘 이해하고 있었죠.
저는 전환채권이나 주주동의서 따위를 꿰뚫고 있는 대학생을 보면 “이 친구 다른 사람들을 앞서나가고 있네”가 아니라 되려 경계해야할 사인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런 친구들은 그럴 듯한 아이디어를 내세워 투자를 받고 멋진 오피스를 얻고 직원을 고용한 후 사실 진짜 상품에는 집중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를 만드는 겁니다.
게임
젊은 창업가 중에는 살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게임을 해온 이들이 많습니다. 좋은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기 위해 내신을 관리하고, 방과 후 활동을 하고, 봉사활동을 해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럴듯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식이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저는 대학 수업을 들을 때 그 수업이 시험에서 물을 것이 무엇일까 20~ 30개 예상 문제를 만들곤 했습니다. 시험에 들어갈 때는 정말 그 문제가 나올지, 내가 잘 맞췄는지 궁금해하곤 했죠. 게임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인생을 게임 하듯이 살아온 이들이 스타트업이라는 게임도 이기고 싶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이 게임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떻게 투자자들을 설득해야할 지, 어떻게 유져들을 빠르게 데려올 수 있을지 숨겨진 비결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꼼수를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정석대로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입니다.
큰 회사에서는 성공하는 지름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임원 눈에 들고, 상사에게 일 잘하는 인상을 주면 되겠죠. 그러나 유져는 상사보다 정직합니다. 유져들이 좋아할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결국 당신 상품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위험한 점은, 이런 꼼수가 투자자에게는 통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 투자유치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원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상품의 성공이지요. 상품이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 회사는 망하게 됩니다.
인생의 게임에 능한 여러분에게 스타트업이 정답이 있는 물리학처럼 정직한 건 좋은 뉴스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더이상 게임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정면으로 승부하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폴 그레이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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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페퍼민트뉴스에서 이 오타를 자주 보는 것 같습니다. '먼가'는 '뭔가'의 잘못된 사용입니다.
안녕하세요, Isabel 님.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만, 최근 아래와 같은 국립국어원의 트윗을 보고 이것이 간단하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https://twitter.com/urimal365/status/515018433969147904
물론 '뭐'를 '머'라고 쓸 수 있다고 해서 '뭔'을 '먼'으로 쓸 수 있는지는 다시 국립국어원에 문의해봐야 할 일이고, 모든 가능한 것이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니기에 저 역시 여전히 '먼가'보다는 '뭔가'가 더 보기좋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뉴스페퍼민트 오타라기보다는 제가 잘 내는 오타네요.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옥같은 글이네요.
너무 좋은 글이어서 로긴하고 감사글 남깁니다
'게임' 문단에서 '것이 무엇인기 20~ 30개 예상' 에 오타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수정하였습니다!
우와 싱기방기 https://twitter.com/urimal365/status/515018433969147904
https://twitter.com/urimal365/status/515018433969147904
국립 국어원에서 알려주는 좋은 정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