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 근래 들어 많은 여성 유명인사들이 피해갈 수 없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답하기가 까다로운 질문이기도 하죠. 페미니스트라고 답했다가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 팬들이 돌아설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답한다면? “톱스타 XX, 난 페미니스트 아냐”라는 헤드라인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스타들이 이런 질문을 받는 이유,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페미니스트”라는 딱지가 갖는 이미지와 실제 페미니즘이 의미하는 것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UN에서 한 연설로 화제의 중심에 오른 자칭 페미니스트 엠마 왓슨은 페미니즘을 “남성과 여성이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만일 모두가 이와 같은 페미니즘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여성 스타들이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라는 질문에 당황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은 페미니즘을 남성 혐오로 받아들입니다. 페미니스트의 이미지는 남자들을 미워하고 아이도 원하지 않는, 분노에 가득찬 여성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일부 여성 스타들은 페미니스트라는 딱지를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래서 레이디가가도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나는 남자들을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고요. 1991년, 영화 <델마와 루이스>가 개봉했을 때 한 기자는 수잔 서랜든과 인터뷰를 하면서 영화 전면에 드러난 여권 신장과 양성 평등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당시에도 기자는 “페미니즘”과 “남성 혐오”를 같은 뜻으로 사용했죠. 수잔 서랜든은 이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휴머니즘 영화”라고 묘사했습니다. 이후 데미 무어, 사라 제시카 파커, 마돈나 등도 “페미니스트가 아닌 휴머니스트”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죠.
아직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지 못한 신인에게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라는 질문은 특히 가혹합니다. 누구도 적으로 돌려서는 안되고, 모두의 호감을 사야한다는 압박이 있기 때문이죠. 여권 신장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인기를 끈 신인 여가수조차 인터뷰에서 이 질문을 받자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는 답변을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반면, 남성 뮤지션은 비슷한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아무리 불러대도 이런 질문을 받지 않습니다. 존 레전드나 조셉 고든 레빗과 같은 소수의 남성 스타들이 페미니즘의 지지자임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일상적인 인터뷰에서 그런 질문을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여러 번 받은 스타들 중에는 페미니즘의 뜻을 제대로 알고 나서 답변을 바꾼 이들도 있습니다.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도 한 인터뷰에서 작가인 친구 덕분에 페미니즘의 뜻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며, “많은 소녀들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의 진짜 뜻을 알고 나서 페미니즘적 각성의 순간을 맞이한다”고 말하기도 했죠. 엠마 왓슨의 UN 연설 비디오가 더 많이 공유되고 비욘세같은 이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TV에서 당당하게 내세워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의 의미가 “인간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가 동등하다”라는 것임을 알게 된다면, 여성 스타들도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라는 질문에 뭇사람들의 미움을 살 걱정없이 “네,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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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이것도 프레임전략의 일종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대답하자면 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양성평등주의자입니다.
저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믿지 않습니다.
저는 남녀가 평등해야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과연 남녀가 평등한가? 라는 개념에 아마존을 떠올려 볼 수 있어요. 적어도 남성이 1계급이고 여성이 2계급이었던 시대에, 아마존은 남자를 2계급으로 밀어내기 위해 남자가 여자에게 제도적으로 가하는 압력보다 훨씬 가혹한 압력을 가해야만 했어요.
왜그랬을까?
한 여자가 한 남자보다 지혜롭다면 마땅히 여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여자가 남자와 같은 일을 했다면 같은 댓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제 문명사회에서는 남녀가 평등해야합니다.
그러나 여태까지는 남녀가 평등하지 않았고,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나는 양성평등주의자이지만,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양성평등주의가 곧 페미니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