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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에 대한 폴 크루그먼의 어두운 전망

(역자주: 일본 주간지 <주간 현대> 9월 13일 자에 실린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아베 신조 정부에 의한 아베노믹스에 찬성해 왔습니다. 금융과 재정 양면에서 경제를 자극하는 아베노믹스 전략은 지금까지 어느 선진국도 수행한 적 없었던 경제실험이었습니다.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았지만, 저는 효력이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실제로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이후 주가가 상승하고 경기도 회복세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선 아베 정부 경제정책에 의구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아베 정부가 올해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올리고, 내년에는 이를 10%로 인상할 계획조차 내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세 증세는 지금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정책입니다.

올해 4월 증세가 결정되기 전까진 저는 일본 경제를 낙관적으로 봤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미 소비증세라는 자기 파괴적인 정책을 실행에 옮겼다는 것만으로도, 일본 경제는 추진력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최악에는 디플레이션 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그런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베 정부는 정말 ‘저질러버렸다’고 하는 것이 제 느낌입니다. 가장 하지 말라고 했던 증세에 손을 댔다는 것만으로도, 일본 경제는 지금 불안한 상태(in suspense)에 빠졌습니다. 왜 아베 총리가 이런 터무니없는 정책을 밀어붙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잘못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이륙하려면 시속 300마일이 필요한 때에 “그건 좀 너무 빠르니 시속 200 마일로 가자”고 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 속도로 이륙을 시도하면 사고가 나고 맙니다.

사실 일본 경제 정책 역사를 되돌아보면, 경제가 조금 잘 되려고 하다가 또다시 예전의 어리석은 정책으로 되돌아가는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1990 년대를 기억해보십시오. 거품 경제 후유증을 차츰 회복하고 있던 그때 일본 정부는 재정 재건을 구호로 내걸고 소비세를 올렸습니다. 겨우 나아지고 있던 경제는 단번에 추락했고 일본은 디플레이션에 빠졌습니다. 지금 아베 정부가 하는 것이 당시와 같은 실수라고 말하면,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현재 일본 정부 안팎에서 소비세를 10%로 올린다는 식의 얘기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건 당연히 막아야 하는 정책입니다. 만약 아베 정부가 소비세를 올리면, 지금까지 해 온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입니다.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 불황으로 되돌아가고 다시 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정도의 참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이 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일본 국민 대부분이 이제 월급도 오르고 물가도 상승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내 돈을 더 많이 사용해야 겠다는 기분이 드는 그런 정책을 펴면 됩니다.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경제는 계속 좋아집니다.

이를 위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정책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건 소비세율 인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원위치 시키는 것입니다. 즉, 아베 총리가 소비세율을 올린 것은 순간 마음이 미혹되어 한 일이라고 웃으며 원래 세율로 돌리면 됩니다. 동시에, 재정-금융에서 추가적인 부양책도 취하면 좋습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 은행 총재가 “일본 경제 부활을 위해서는 중앙 은행은 무엇이든 한다”라는 결의를 반복해서 표명하는 것입니다.

경제를 바꾸려면, 극적인 것을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국민의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면 경제는 부활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기대감이 높아지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해(즉 실질금리가 내려) 정부 재정도 훨씬 지속가능한 상황이 됩니다. 아베 정부가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이뤄진 잘못된 정책을 취소하고 원래 아베노믹스 노선으로 돌아간다는 선언을 할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출처: 주간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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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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