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여성들이 쓰는 베일인 히잡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어떤 이들은 히잡 덕분에 여성이 성적 대상이 아닌 인간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어떤 이들은 여성들에게 종교의 대변인 역할을 강요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죠. 히잡 착용이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인 영국에서는 최근 이 베일이 여성의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 형성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웨스트민스터대학의 심리학자 바이런 스와미(Viren Swami)는 보수적인 옷차림이 여성의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는 기존 연구들을 기초로, 히잡과 신체 이미지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조사는 영국에 사는 600명의 무슬림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죠. 그 중 200명 가량은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이었고, 나머지는 가끔 또는 늘 착용하는 여성들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두 집단 간에 차이가 크지는 않았지만, 히잡을 쓰는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미디어가 설파하는 미의 기준에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와미는 “이 조사 결과로 부터 한 사회의 지배적인 미의 관념에 도전하는 사람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영국 사회에서는 히잡이 페미니즘과 같이 전형적인 미에 도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물론 이 연구로부터 히잡이 높은 자존감의 근거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종교를 가진 여성들이 대체로 자신의 신체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다른 변수들이 있을 수도 있죠. 그러나 스와미는 히잡이여성은 날씬해야 한다는 등의 보편적인 압박으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히잡 착용이 의무인 일부 중동 국가나, 얼굴을 가리는 베일 착용이 공공장소에서 금지되어 있는 프랑스에서 히잡이 같은 역할을 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죠.
미시건대학에서 젠더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타바섬 루비(Tabassum Ruby) 역시 스와미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히잡 착용이 성적 대상화의 위험성을 낮춘다면, 히잡은 오히려 여성을 해방시키는 면이 있다는 것이죠. 또한 히잡을 쓰는 여성은 억압받고 있다는 편견이 만연하지만, 여성성과 남성성을 구축하는 방식은 문화권마다 다르다는 것이 루비의 설명입니다. “서구의 여성들에게는 미니스커트에 가슴이 파인 상의를 입는 이유를 묻지 않는데, 왜 히잡만 늘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루비의 반문입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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