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WHO)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자살 예방 – 전 세계의 당면 과제”라는 제목의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북한에서는 총 9790건의 자살이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관련 최신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통계학적 요소들을 고려하여 이와 같은 수치에 도달했다고 설명합니다. 전문가들은 가난과 억압적인 환경에서 비롯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북한의 주요 자살 원인일 거라고 분석합니다. 심문이나 감금 등 국가 기관의 감독 하에 있다가 죽은 경우도 자살로 처리되어 통계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작년 서울대학교 통일의학센터에서 나온 보고서의 내용과 배치됩니다. 탈북한 의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작년 서울대학교 보고서는 북한에서 자살이 매우 드물다고 밝혔죠. 자살이 죄악시되고, 남아있는 가족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사회 분위기가 그 이유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연좌제가 여전한 북한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처벌받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90년대 말 경제위기를 계기로 자살률이 크게 올랐고, 이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극심한 경쟁으로 인한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자살의 원인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반도의 문화가 자신의 문제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터부시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문제가 더욱 악화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WHO에서 밝힌 이번 보고서 발행 목적은 정신 건강과 공중 보건의 중요성,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려 자살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북한에서 정신 건강 관리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하고, 정부가 자살을 다른 여러 사회 문제들과 함께 외부로부터 숨기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북한이 즐겨 사용하는 선전 도구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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