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 연구지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내는 것과 같은 일상의 소소한 경험으로부터 얻는 행복의 정도가 해외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경험에서 얻는 행복만큼 크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직장을 잃었거나 건강상의 문제로 나이가 들었을 때 저축을 많이 해 두지 못한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비싸지 않은 일상의 소소한 활동들을 하는 것은 70대나 80대에 해외여행을 하는 것만큼의 만족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의 저자인 와튼 경영 대학원의 캐시 모길너(Cassie Mogilner)와 아밋 바타차지(Amit Bhattachargee)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행복학(happiness studies)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기존 연구들은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사는 것보다 경험을 사는 것이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두 저자는 어떤 종류의 경험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왜 그런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이들은 8가지 종류의 실험을 통해서 참여자들에게 자신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경험을 말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어떤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지도 조사했습니다. 이들은 경험을 소소한 경험과 특별한 경험을 나누었는데 그 기준은 경험이 발생하는 빈도였습니다.
연구 결과 해외여행과 같은 특별한 경험은 모든 연령대에 커다란 행복을 가져왔습니다. 놀랍지는 않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일상의 소소한 경험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타차지 교수가 이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자신의 경험에서 기인합니다. 미국의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그는 자신의 남동생이 대학에 들어간 후 부모님들에게 자유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영화를 보거나 좋은 식당에 갈 수 있는 표를 드렸지만, 부모님들은 별 관심 없어 하셨습니다. 바타차지 교수의 부모들은 라스 베이거스와 같은 곳에 가는 것보다 매일 매일 동네를 산책하는 것에서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왜 나이에 따라서 소소한 경험과 특별한 경험이 가져다주는 행복 정도가 다를까요? 두 저자는 나이에 따라서 특별한 경험이 자아를 정의하는데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이론을 내놓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다양한 특별한 활동을 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취향과 성향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면 일상적인 경험이 젊을 때 특별한 경험이 가져다주었던 것만큼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물론 나이 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알 거나 특별한 활동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비용을 낼 수 있다면 이를 부정할 이유는 전혀 없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은 특별한 경험에 필요한 비용을 낼 여유가 없습니다. 이럴 때 정원을 가꾸는 일과 같이 비용이 적게 드는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서도 특별한 경험에서 얻는 정도의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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