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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시장은 과연 얼마나 커질까?

8월 26일 새벽 3시 20분 북캘리포니아에 진도 6.0의 지진이 일어나자 주민들이 잠에서 깼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깨고, 또다시 잠들었을까요? 사람들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팔찌 저본(Jawbone)의 Up 데이터로 만든 그래프가 화제입니다. 저본의 데이터에 따르면 진도에서 15마일 내에 사는 사람들 75% 가 잠에서 깨고 45% 가 다시 잠들지 못했습니다.

운동량을 측정하는 팔찌 (Fitness tracking device) 는 몇 년 전 웨어러블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아이템으로 떠올랐습니다. 컴퓨터가 점점 작아지고 웨어러블 컴퓨터가 일반화 되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 팔찌가 스마트폰의 다음 타자가 되리라고 까지 예측했습니다. 이 작은 팔찌는 몇 걸음을 걸었고, 몇 칼로리를 소비하였고 몇 시간을 잤는지 추적할 수 있게 도와주었죠. 2013년 시장은 2,380만 달러 규모로 커졌고 핏빗(Fitbit), 나이키와 저본(Jawbone)이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팔찌가 처음 나왔을 때 시장의 흥분된 반응과 달리 주류로 자리잡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정기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운동량을 측정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이 팔찌를 끼기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되면 이내 사용을 중단합니다. 몇 걸음 걸었는지, 몇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데이터가 처음에는 신기하지만, 곧 예측 가능해지죠. 지금의 웨어러블 단말은 스마트폰처럼 여러가지 사용처를 가진 상품은 아닙니다.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두고 나온 걸 깨달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러 집으로 다시 돌아가지만 웨어러블 기기는 없어도 괜찮다고 대답합니다.

기술의 발전 방향도 아직 명확치 않습니다. 지난 4월 나이키는 푸얼밴드(FuelBand) 개발팀 대부분을 해고하고 올해 예정이던 제품 출시를 미뤘습니다. 그리고 하드웨어 대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앱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요.

운동량 팔찌보다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워치’가 시장의 지형을 바꿔 놓을 거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애플은 나이키에서 관련 업무를 하던 사람들을 스카웃해가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런 측정 기기가 운동광이나 데이터광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쓰는 기기로 떠오르려면 심장 박동이나 신체 변화 측정 등 건강 전반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계로 변화해야할 것입니다. 보험 회사에서 회원들에게 기기 착용을 의무화하는 아이디어도 대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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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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