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여름 무렵, 미군은 시리아 북부에서 특공대를 동원해 이슬람 국가(IS)에 납치당한 저널리스트 제임스 폴리(James Foley) 구출 작전을 펼쳤습니다. 이 작전은 불행히도 실패로 돌아갔지만, 미군이 자국 국민을 구하기 위해 인력과 자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IS가 폴리의 몸값을 요구하자 미국 정부는 이를 거절했고, 결국 폴리는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몸값은 내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은 세월을 거치며 자리잡아 왔습니다. 1800년대 초, 미국 건국 세력이 아프리카 해적 출몰 지역에서 보호비를 내지 않기로 결정한 일은 바바리 전쟁으로 이어졌죠. 1980년 이란에서 미국인 52명이 인질로 잡혔을 때 카터 당시 대통령은 “협박에 물러서지 않는다”는 정책을 분명히 내세웠고, 2002년에 이르러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같은 원칙을 재차 강조했죠. 그러나 이런 정책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언제나 일관성있게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제 1차 바바리 전쟁 때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선원들의 몸값으로 6만 달러를 지불한 적이 있고, 카터의 뒤를 이은 레이건 대통령도 무기를 내주고 인질을 구해온 적이 있습니다. 폴리의 몸값을 내지 않은 오바마 정부도 올 초, 군인 포로 보우 버그달(Bowe Bergdahl)을 탈레반 포로 5명과 맞교환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나쁜 행동을 보상해주면 악순환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몸값은 납치 범죄를 저지를 인센티브가 되고, 몸값으로 내준 돈이 테러 조직의 배를 불려 더 큰 테러를 낳는다는 것이죠. G8 멤버들을 비롯, 세계 여러 국가가 표면적으로는 이런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에서 자국민의 목숨이 달린 순간이 오면 많은 정부들이 몸값을 내는 쪽을 택합니다. 단, 나중에 몸값을 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중개자를 통하죠. 납치를 일종의 사업으로 발전시킨 알카에다에서는 한 조직원이 납치 가이드북을 쓰기도 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몸값으로 사실상 알카에다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돈을 내는 유럽 국가의 국민들이 종종 살아서 돌아오는 반면, 미국, 그리고 미국과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는 영국의 국민들은 무사히 풀려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카에다가 돈 내는 정부를 알아보고 납치 대상을 고르는 듯 합니다. 지난 5년 간 알카에다 및 관련 조직에 의해 납치된 53명 중 미국인은 단 3명 뿐입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돈을 내는 유럽 국가의 국민들이죠. 비극적인 예외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미국의 정책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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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살릴 수 있는 사람 죽인 것이었군요.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죽였다기 보단
납치당할 확률을 줄이는 대신 납치당했을시의 생존률 또한 줄인 거겠죠.
님이 하신 말씀처럼 부정적인 말을 들을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미국의 정책에 동의하네요. 결과적으로 납치율이 눈에뜨이게 줄어들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