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함에 관한 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뛰어난 영역이 많고 나머지 영역에서도 여성이 남성을 따라잡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특히, 여성은 이른바 일화기억(episodic memory)이라고 불리는, 특정 경험이나 사실을 기억하고 묘사하는 능력이 남성보다 나았습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수리능력이 앞서지만 그 차이는 좁혀지고 있습니다. 이 결과는 유럽 13개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실험 결과 밝혀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인간은 예전보다 똑똑해지고 있으며 건강, 교육, 생활여건이 좋을수록 인지능력은 좋아집니다. 연구에 참여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심리학자 아크네타 헤리츠 교수는 “생활환경이 개선되면 남녀 모두 인지능력이 나아집니다. 과거 연구에서 이미 입증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린 여성의 인지능력이 남성보다 더 빨리 개선된다는 점을 보였습니다”고 말했습니다.
후천이냐 선천이냐?
남성과 여성이 인지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엔 일관성이 있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공간지각 능력이 나은 반면, 여성은 일화기억, 즉 단어나 물건의 목록을 더 잘 기억합니다. 2013년 <국립 과학 아카데미 저널>에 실린 연구는 남성과 여성의 뇌가 다르게 태어나는 경향이 있음을 보였습니다. 여성 뇌는 좌뇌와 우뇌 사이 연결이 더 잘 되어있지만, 남성은 각 뇌 반구 내부 연결이 더 잘 되어있습니다. 연구진은 남성 뇌가 운동기능 면에서 뛰어나고, 여성 뇌가 분석 및 직관적 사고를 결합하는 데 더 나을 수 있다고 추론했습니다.
물론 후천적인 문화 환경은 남녀간 인지능력 차이를 만들어 내는 데 분명히 큰 역할을 합니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교육 기회를 적게 받아왔습니다. 설사 교육수준이 같다 하더라도, 여성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직면합니다. 예를 들어, 2012년 <성과사회> 저널에 실린 연구는, 교사들이 심지어 여학생이 남학생과 같은 능력을 보일 때조차도, 여학생의 수학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 평등한 사회일수록 남녀 간 수학 능력 차이가 작아집니다.
미세한 차이
최근 연구는 유럽 13개국 남녀 3만 1천 명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진은 일화기억 능력 측정을 위해 단어 10개를 외우는 실험을 했습니다. 또 분류 능숙도라고 불리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동물 이름을 1분 안에 최대한 많이 부르는 실험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리 능력 측정을 위해 “중고차 판매자가 차를 6000달러에 팝니다. 이건 새 차 가격의 2/3입니다. 새 차는 얼마일까요?” 같은 문제를 냈습니다.
7월 28일 <국립 과학 아카데미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진은 북유럽 피실험자들이 평균적으로 중유럽이나 남유럽보다 성적이 좋았다고 썼습니다. 북유럽여성은 기억재생 능력에서 남성보다 낫지만, 남유럽과 중부유럽에선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 그룹에서만 남성보다 나은 기억 재생 능력을 보였습니다. 남성은 수리 영역에서 여성보다 더 나은 성적을 받았습니다만,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좁혀지고 있었습니다. 성별에 따른 수학능력 차이는 중부유럽과 남유럽에서 더 컸습니다. 분류 능숙도 실험에선 남성과 여성 모두 북유럽 국가 출신이 잘했습니다.
피실험자 모두 시간에 따라 인지능력이 나아졌지만, 여성은 더 극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인지 능력 향상은 더 나은 생활환경 즉 GDP, 출생률, 보건지표(사망율 등), 교육기회 등의 지표와 비례했다고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남녀차이는 없어지지 않아
사회 개발이 잘 된 나라일수록 여성의 인지 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생활 조건 개선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이득이 된다는 추론을 가능케 합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 것인지는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헤리츠 교수는 여성이 단지 출발선에서 남성보다 뒤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마치 여성의 인지능력 향상이 빨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주리 대학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게리는 “저는 모든 영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인지능력이 빨리 향상된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다만 특정 영역, 예를 들어 일화기억 같은 영역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빨리 향상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라고 <라이브 사이언스>에 이메일로 답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케크대학원> 미네르바 스쿨 사회과학 대학장이자 <인지능력의 성별차이>의 저자인 다이엔 하펀 교수는 남녀 사이의 미세한 인지 능력 차이는 아마도 미래에도 지속할 것 같지만, 대부분 영역에서 남녀 인지능력은 같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펀 교수는 남녀 성별 차이의 원인을 생물학적인 요인이나 문화적 요인 하나만으로는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며 “성별 차이의 원인은 후천적이냐 선천적이냐가 아닙니다. 그건 모든 변수가 상호 작용한 결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Live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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