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모델 S’ 주문이 밀려있음에도 샌프란시스코 외곽 공장의 가동을 멈췄습니다. 공장 운영에 문제가 생겼거나 자본이 일시적으로 바닥나서가 아니라 공장 내 생산 설비를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모델 X’ 생산에 활용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SUV 판매량은 지난 5월 전체의 36.5%로 35.4%를 기록한 세단 판매량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가 대중에게 가능한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모델 X’가 아니라 2017년 나올 저가형 ‘모델 3’의 성공입니다.
모델 3의 예상 가격은 35,000달러 정도로 최고가 모델인 모델 S 가격의 1/3에 불과합니다. BMW의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C클래스와 경쟁할 라인이죠. 테슬라는 모델 3를 통해 전기자동차의 고질적인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짧은 주행 거리와 긴 충전 시간 문제를 최대한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주행 거리는 (한 번 충전에) 모델 S의 500km와 비슷한 수준이나 배터리 충전시간은 더 짧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모델 S에 쓰이는 배터리 가격만 족히 자동차 가격인 35,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배터리 공급자인 파나소닉과의 협력, 그리고 미국 남서부에 신설할 ‘기가팩토리’를 통해 생산원가를 낮출 예정입니다.
한편, 테슬라는 미국 전역에 급속 충전 스테이션(“Super Chargers”)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30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충전하는 급속 충전 스테이션은 일반 주유소만큼 빠르지는 않겠지만, 8시간이 걸리는 기존의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사진 참조) 최근 테슬라는 급속 충전 스테이션을 활용하여 5,300km에 이르는 미국 횡단을 76시간 만에 끝냈고, 다음번에는 이를 67시간으로 줄일 예정입니다.
전기 배터리를 전력으로 활용하는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합쳐도 아직도 전체 자동차 판매 시장의 1%도 안 됩니다.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테슬라도 한 달에 3천 대를 팔고 있을 뿐입니다. 포드는 F 시리즈는 3천 대 판매하는 데 36시간이면 충분할 겁니다.
모델 3의 성공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만, 시리즈 이름을 지은 뒷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원래 모델 3는 모델 E로 명명할 예정이었는데, 포드가 모델 E 브랜드명을 사용해버리는 바람에 불가능하게 되었지요. 모델 “S” 와 “X” 라인을 이미 내놓은 엘론 머스크는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포드가 SEX를 없애버렸어요! 그래서 3을 의미하는 로마 문자 I 세 개를 써서 S III X를 만들었지요.”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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