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은 마감 기한 전에 일을 끝내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죠.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일을 일찍 끝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들을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어 질질 끄는 사람(procrastinators)의 반대인 너무 일찍 일을 마치는 사람(precrastinators)이라고 부릅니다.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지 5월호에 실린 논문을 보면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너무 일찍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메일에 바로바로 답장하는 것이나 마감 기한보다 너무 일찍 공과금을 내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이를 비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명명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혹은 정신적 부담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논문의 주 저자인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데이비드 로젠바움(David Rosenbaum)은 학생들을 상대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복도에서 물통을 나르는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학생들의 왼쪽과 오른쪽에 두 개의 물통이 놓여있고, 또 다른 물통은 도착 지점에 더 가까운 곳에 놓여있습니다. 학생들은 이 두 개의 물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지점에 더 가까이 놓인 물통을 선택하는 것이 이동 거리가 더 짧고 힘도 덜 쓸 수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팀은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이 들고 이동하는 데 가장 적은 시간이 걸리는 물통을 선택할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 대부분 학생은 자기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물통을 선택해서 이를 복도 끝까지 날랐습니다. 이 결정은 도착 지점에 더 가까운 곳에 있던 물통을 선택해서 나르는 것보다 힘을 더 쓰게 되는 결정이었지만 학생들은 특별한 혜택도 없는데 이를 선택했습니다. 실험을 진행한 교수들은 학생들이 왜 이러한 선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실험 절차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모두 여덟 차례 더 진행했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연구자들은 한 가지 가설을 도출했습니다. 즉, 사람들은 정신적 부담감을 덜기 위해 물리적으로 더 힘이 드는 일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더 길지만 자기 주변에 있는 물통을 빨리 선택함으로써 실험 참가자들은 조금 뒤에 자신이 할 일을 기억해야 하는 부담감을 없앤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이 가진 뜻은 널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우선 소위 자기계발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이메일 받은편지함에 읽지 않은 이메일이 없도록 항상 신경 쓰고 중요하지 않은 일도 바로바로 처리하라고 조언하는 것을 왜 사람들이 따르는지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UCLA 심리학과의 앨런 캐스텔(Alan Castel) 교수는 모든 일을 빨리 처리하는 것의 단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휴대전화, 컴퓨터, 그리고 다른 디지털 기기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일들을 처리하도록 하지만 때로는 사소한 일도 무시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앞서 실험이 보여주듯이 사람들은 사소한 일이라도 그때그때 처리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메일에 답을 하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사소한 일들을 바로바로 처리하는 것이 모이면 이는 사람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캐스텔 교수는 말합니다. “해야 할 일 목록을 늘 확인하고, 그 일들을 그때그때 처리하는 사람들은 마치 일을 잘 처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들은 정작 중요한 일들을 못 끝내고 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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