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서나 아이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에는 여러 가지 교육적 요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쁜 주인공이 결국 벌을 받는 이야기들은 아이들에게 도덕적인 교훈을 준다고 믿어집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희박했습니다.
13일,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지에는 아이들의 정직성과 이야기의 내용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토론토 대학 등의 연합 연구팀은 3~7세 어린이 268명을 대상으로 어떤 이야기가 이들을 정직하게 만드는지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먼저 아이들을 뒤로 돌아 앉게 하고, 책상 위에 올려놓은 장난감이 무엇인지 맞추는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장난감은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장난감으로, 예를 들어 책상 위에 오리 장난감이 있을 때 실험자는 버튼을 눌러 “꽥꽥”이라는 소리가 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소리만으로 장난감이 무언지 알아맞혀야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게임을 설명한 후, 실험자는 이야기책을 놓고 왔다며 방을 나갔습니다. 방을 나가기 전에 실험자는 아이들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1분 뒤, 실험자는 이야기책을 들고 돌아와 아이들에게 “토끼와 거북이”, “피노키오”, “늑대와 양치기소년”, “조지 워싱턴과 체리나무”라는 4가지 이야기 중 하나를 들려주었습니다. 실제로 방은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었고, 실험자가 방을 비운 동안 아이들이 무엇을 했는지도 녹화되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에는 거짓말에 관한 어떤 도덕적 요소도 없습니다. 즉, 이 이야기는 대조군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피노키오”와 “늑대와 양치기소년”은 모두, 거짓말을 한 주인공이 벌을 받는 내용입니다. 반면 “조지 워싱턴과 체리나무”는 조지 워싱턴이 아버지의 체리나무를 베어낸 후, 그 이야기를 정직하게 고백하고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는 내용입니다. (이 이야기는 역사적으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들 중 하나를 들었습니다. 그 후, 실험자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나가 있을 동안 뒤로 돌아 장난감을 확인했는지 물었습니다.
녹화된 영상을 살펴보면, 아이들 대부분이 뒤로 돌아 장난감을 보았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어린 아이들에게 호기심은 이겨내기 힘든 유혹입니다. 더 큰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뒤를 덜 돌아보았습니다. 3살 아이들의 88%가 뒤를 돌아본 반면, 7살 아이들은 68%가 뒤로 돌아 보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 다음 대답에서 발생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피노키오”, “늑대와 양치기소년”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약 1/3만이 자신이 돌아보았다고 고백했습니다. 곧, “피노키오”와 “늑대와 양치기소년”과 같이, 거짓말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입니다.
반면, “조지 워싱턴과 체리나무”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의 경우, 절반 가까운 아이들이 자신이 뒤를 돌아보았다는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이는, 정직을 칭찬하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반응한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그 다음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조지 워싱턴과 체리 나무” 이야기를 부정적인 형태로 바꿨습니다. 어린 조지 워싱턴은 아버지에게 자신이 체리 나무를 베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며, 나중에 이 사실을 알아낸 아버지가 조지 워싱턴의 도끼를 빼앗으며 그에게 실망했다고 말하는 내용으로 바꾼 겁니다.
후속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곧, 부정적인 이야기는 아이들의 자백 확률을 높이지 않았습니다.
이 실험은 ‘도덕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작용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즉, 긍정적인 롤모델을 제시하는 이야기가 아이들의 정직한 행동을 유도한 것입니다. 이 실험은 비록 정직에 대해서만 이루어졌지만, 동정심이나 용기를 알려주는 이야기도 어쩌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용할지 모릅니다. 이 실험은 매우 명확하게 설계되었고,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던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Scilogs)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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