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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에 속수무책으로 패퇴하는 이라크 군, 누구 책임인가?

옮긴이: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한지 10년만인 지난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군시켰습니다. 하지만 미군이 훈련시킨 이라크 정규군은 말그대로 오합지졸이었고, 알카에다와 연관됐다는 반군의 진격 앞에 국토의 1/3을 내주며 패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3차 이라크 전쟁이 올지 모른다, 이미 내전으로 비화됐다, 미군이 다시 개입해야 한다는 등 관련 기사들은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소개됐습니다. 오늘 뉴스페퍼민트에서는 그 전에 왜 이라크 군대가 이렇게 아무런 규율도 없는 오합지졸로 남게 됐는지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미국과 이라크 정부는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군대와 이들의 훈련, 육성을 담당하기 위해 미군이 철군한 뒤에도 이라크에 남아있던 군사고문관들은 수년 전부터 이라크 군은 (미군 도움 없이 스스로) 싸울 준비가 전혀 안 되어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반군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기만 하는 군대의 모습을 보고 바그다드와 워싱턴의 관료들은 서로를 비난하기 바쁩니다. 미군이 이라크 군대를 제대로 육성하지도 않고 중요한 고가 장비는 다 챙겨나갔다는 이라크 정부의 주장에 미국 정부는 이라크 군이 미군의 조언과 제안을 깡그리 무시하고 정실주의를 타파하지 못한 이라크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하는 식이죠. 2011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이라크 군 육성을 총괄했고 현재 미국 육군사관학교장으로 있는 캐슬린(Robert Caslen) 중장은 철군과 함께 이라크 군을 육성하던 기관들도 함께 철수하긴 했지만, 수니파, 시아파, 그리고 쿠르드족으로 뚜렷하게 갈린 이라크인들은 군대라는 한 조직 안에서도 절대 서로 섞이려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계급에 따른 지휘계통상 보고해야 할 대상을 건너뛰고 각 파벌끼리만 정보를 공유하고 모이다 보니 오합지졸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군대 조직 자체가 체계가 전혀 잡혀있지 않다 보니, 이라크 군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병참과 보급마저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수의 이라크 군인들이 훈련은 물론이고 실제 작전에 투입될 때도 제대로 된 식량을 배급받지 못해 배를 곯는 실정입니다. 배가 고픈데 무슨 힘으로 전투에 나서겠으며, 군복의 계급장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라크 정부는 군의 현대화를 위해 록히드마틴 사로부터 F-16 전투기 36대, 보잉 사로부터 아파치 헬리콥터 수십 대를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전투기들이 이라크 군에 배치되고 실전에 투입되기까지는 적어도 몇 달은 걸릴 예정입니다. 심지어 미국 의회는 이라크 정부가 이란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무기를 지원하는 걸 철저히 감시하고 가로막지 못한다는 이유로 경고성 차원에서 아파치 헬리콥터의 수출을 잠정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페일리(Lukman Faily) 주미국 이라크대사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모르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라크 육군의 둘라이미(Mohammed Khalaf Saied Al Dulaimi) 장군은 반군의 무기 수준을 보고 놀랐다며, 테러리스트들과의 싸움에 필요한 무기를 지원해주지 않은 미국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Wall Stree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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