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백악관 대변인 제이 카니(Jay Carney)의 6월 사임이 발표된 후, 그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역대 백악관 대변인들의 다음 행보는 어땠을까요?
우선 대통령을 위해 하던 일을 다른 조직이나 이해관계를 위해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클린턴 정부 이후로 백악관 출신의 대변인 9명 중 5명이 다국적 대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부서나 홍보 회사로의 연착륙에 성공했습니다. 빌 클린턴의 대변인을 지낸 제이크 시워트(Jake Siewert)는 현재 골드만삭스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글로벌 책임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역시 클린턴 정부 때 대변인을 지낸 디디 마이어스(Dee Dee Myers)는 인기 TV드라마 <웨스트윙> 제작팀에서 자문 역할을 하다가, 최근 워너브라더스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가 되었습니다. 카니의 전임자인 로버트 깁스(Robert Gibbs)는 오바마 대통령 선거 캠프 대변인이었던 벤 라볼트(Ben LaBolt)와 함께 인사이트 에이전시라는 홍보 회사를 차렸습니다. 워싱턴의 인맥과 정부 내 고급 정보라는 자산을 기반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것이죠. 제이 카니는 다음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 업계로 진출할 수 있을 겁니다.
비슷한 일이라도 백악관 출신들이 피하는 자리는 어디일까요? 바로 대놓고 로비 업무를 하는 곳입니다. 글로버파크그룹(Glover Park Group)이라는 대형 홍보/로비업체에서 일했던 마이어스와 조 락하트(Joe Lockhart)의 경우에도, 로비스트로 등록을 하지 않고 홍보 부서 쪽 일을 맡았습니다. 사실 홍보 담당자와 로비스트의 업무 내용과 요구되는 자질은 비슷합니다. 양쪽 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슈를 선도하고 미디어 전략을 짜는 일이죠. 다만 업무의 대상과 접근법이 다릅니다. 물론 기업이나 특정 이익단체를 위해 홍보 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로비스트의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건 회전문 인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있죠.
백악관 대변인 자리가 대중의 주목을 받고, 고연봉 높은 자리로 가는 디딤돌이 된 것은 최근의 현상입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레이건 대통령 시절 대변인을 지낸 말린 피츠워터는 자신이 활동하던 시대에는 기업들이 백악관 경험을 갖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를 찾는 일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백악관 대변인 출신들에게는 여러 가지 옵션이 주어집니다. 홍보 회사 취직은 물론, 책 출간, 강연, 심지어는 헐리우드 진출까지 다양한 제안이 쏟아져들어오죠. 카니는 타임지 기자 출신이었으니, 다시 미디어 업계로 돌아간 데이나 (Dana Perino)나 조지 스테파노풀러스(George Stephanopulos)와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겁니다. 다른 대변인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간 사람도 있습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아리 플라이셔(Ari Pleischer)는 스포츠 홍보 회사를 세워 MLB와 스포츠용품 제조업협회 등의 위기 관리, 이미지 전략 등을 담당하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Polit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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