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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구글

(Gigaom 창업자 옴 말릭(Om Malik)의 기고문입니다.)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듯이 기업에도 비슷한 사업 방식을 가진 기업이 있습니다. 15년 된 검색-광고의 거물 구글과 5년 된 대중교통 스타트업 우버가 바로 그렇습니다.

구글은 웹이 알아보기 어렵고 어수선하던 시절에 간단하고 쉬운 검색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인터넷 브로드밴드가 확산되면서 이용자가 늘어났고, 구글은 자주 찾는 검색 페이지를 저장함으로써 빠른 서비스를 제공했지요. 그리고 이용자가 어떻게 무엇을 찾는지 데이터를 분석하였습니다. 이들이 찾고 있으리라 생각되는 페이지를 보여주는 “I’m feeling lucky” 버튼은 우연이 아니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물입니다.

우버도 체계적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택시 산업에서 간단하게 정리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글이 브로드밴드 확산과 함께 성장한 것처럼 스마트폰 확산의 덕을 보고 있지요.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하는 것도 닮았습니다. 우버 CEO 트라비스 칼라닉은 전 세계 34개국 90개 도시에 운전자와 차를 제공하면서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수록 다른 서비스를 사용할 가능성은 줄어들죠. 그래서 구글과 우버는 새로운 세계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접속은 데이터 수집에 시간과 장소라는 중요한 정보를 더했고, 이는 사업의 지평을 바꿔놓았습니다. 사람들이 우버를 많이 이용할 수록 우버는 수요 공급 예측에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를 더 많이 얻게 됩니다. “수요와 공급을 완전히 맞추는 게 목표죠.” 칼라닉은 데이터를 구조화해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려합니다. 도시 내 교통의 흐름을 완벽하게 이해해,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 우버 앱을 열고 차를 부를지 예측하는 거죠. “완벽한 날은 가격을 높여 받을 필요가 없는 날이에요.” (관련 뉴스페퍼민트 글 보기) 우버는 고객의 콜이 폭등할 때마다 가격을 높이는 Surge Pricing을 실시하는데, 이 정책을 쓰지 않는 건 이미 수요 폭증을 예측해 자동차 수를 충분히 늘려놓았다는 뜻이죠. 칼라닉은 얼마 전 뉴욕 시에서 일주일 내내 값을 올릴 필요가 없었다며 자랑스레 말했습니다. 이렇게 교통 시스템을 꿰뚫고 있는 우버가 배달 서비스에 진출하겠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행보일지도 모릅니다.

칼라닉에게 우버와 구글이 닮았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그는 “데이터 중심인 건 닮았으나, 비트를 원자로 바꾸는 것 정말 다르고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우버는 테크 기업이지만, 결국 실물로 존재하는 사업자들과 경쟁하거든요. 우버는 구글로부터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습니다.
(Fast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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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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