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뉴욕의 열일곱살 학생 딜란 브레브즈는 위키피디아의 긴코너구리(Coati) 항목에 “… 이 동물은 또한 브라질 땅돼지(aardvark)로도 알려져 있다” 라는 내용을 별 생각없이 추가했습니다. 이는 사실 그가 지어낸 내용이었고, 따라서 출처는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가 그렇게 한 이유는 있습니다. 그와 그의 형은 브라질의 이구아수 폭포를 여행할 때 이들을 보았고 자신들은 이들을 땅돼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일부러 틀린 내용을 쓴 건 아니에요. ‘브라질 땅돼지로도 알려져 있다’ 는 건 일종의 농담이었죠. 그리고 한 동안 이걸 잊고 있었어요.”
집단지성을 이용하는 웹사이트에 개인적인 장난을 넣는 것은 일종의 반달리즘(고의적 공공물 파괴행위)로 여겨집니다. 브레브즈는 누군가 곧 자신의 장난을 발견하고 이를 고쳐놓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장난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약 1년 뒤, 브레브즈는 ‘브라질 땅돼지’를 검색해 보았고 그가 고쳤던 위키피디아가 그대로 남아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수 백개의 웹사이트에서도 긴코너구리가 브라질 땅돼지로도 불린다고 쓰고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 “데일리 메일(Daily Mail)”, 또는 심지어 시카고 대학에서 출판된 책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브레브즈라는 것은 명백했습니다. 구글 서치는 2008년 7월 이전에는 ‘브라질 땅돼지’가 언급된 적이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지금 위키피디아에는 2010년 텔레그라프 지를 출처로 삼아 여전히 브라질 땅돼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역자 주: 26일 현재, 이 내용은 “가짜 닉네임(Spurious common name)” 항목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UC 버클리의 박사과정 학생인 스튜어트 가이거(Stuart Geiger)는 이렇게 말합니다. “위키피디아의 편집자로 있는 동안 나는 종종 언론인들이 위키에 올라온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오류를 확산시키는 현실에 좌절을 느껴왔습니다. 왜냐하면, 위키피디아는 믿을 수 있는 출처를 인용하는 방식에 의해서만 작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신뢰할 수 있는 출처가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때 이를 수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로 가이거는 위키피디아를 만든 지미 웨일스의 생일을 듭니다. 최근까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지미의 생일을 그의 결혼증명서에 바탕하여 8월 7일로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웨일즈는 한 인터뷰에서 결혼증명서에 오류가 있으며, 자신의 생일은 8월 8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브리태니커를 따르는 여러 출처들은 그의 생일을 8월 7일로 기록하고 있으며, 위키피디아는 더 많은 출처를 가진 사실을 기록한다는 자신의 규칙에 따라, 위키피디아를 만든 사람의 생일에도 오류가 있는 정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미는 어쩌면 이 사실이 오히려 위키의 특징을 드러낸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미국의 방송인 스티븐 콜베르(Stephen Colbert)는 이런 현상, 곧 “누구나 항목을 바꿀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기만 하면 이는 진실이 되는 그런 현실”을 위키알리티(Wikiality)라고 부릅니다. 그는 이를 보이기 위해 미국의 워렌 하딩 대통령을 “숨겨진 흑인 대통령”이라고 선언했고 위키의 그에대한 항목을 바꾸었습니다. (물론 콜베르는 많은 이들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고 그 항목은 곧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지미의 생일이나 콜베르의 시도는 누구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는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땅돼지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이는 어떤 작은 불분명한 오류가 오랬동안 위키에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이것이 언젠가는 사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누군가 장난으로 위키피디아에 남긴 내용 중에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들이 얼마나 더 있을까요? 그리고 가장 까다로운 점은 이제 긴코너구리가 “브라질 땅돼지”로 불린다는 것이 더 이상 틀린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긴코너구리가 종종 “브라질 땅돼지”로 불린다는 사실은 여러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레브즈의 시도는 위키알리티의 매우 적절한 예입니다. 그는 브라질에서 긴코너구리를 보았고, 이 동물을 땅돼지로 착각했습니다. 그는 이 동물이 땅돼지로 불리길 바랬고, 결국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지금 유튜브에 “이구아수 폭포, 긴코너구리”를 검색하면 는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의 긴코너구리(브라질 땅돼지)”가 등장합니다. 브레브즈는 자신만의 현실을 만들었고 위키피디아의 도움으로 이를 모두의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Newy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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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키피디아와 브라질 땅돼지라는 주제로 이렇게 웃긴 글도 나올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현실은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하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그런데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중 어디에 있는 건가요? 기사를 보니 혼란스럽네요@@
http://i100.independent.co.uk/article/no-google-that-is-not-kim-jonguns-sister--l1ZJyZXN9e 이런 케이스도 있네요. 금방 수정되긴 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