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뉴요커에 오른 “시간이 없어요” 라는 글은 현대인의 바쁜 일정과 여가시간에 대해 논합니다. 오래전 케인즈는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은 일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 예측했죠. 그러나 최근 나온 브리짓 슐트의 “짓눌리다: 아무도 시간이 없을 때 일하고 사랑하고 놀라” 라는 책은 90년 후, 케인즈의 예측이 얼마나 엇나갔는지 보여줍니다. 현대의 우리는 여가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족하다고 느끼죠.
그러나 실제 업무 시간을 들여다보면 현대인의 업무시간은 분명 줄어들었습니다. 가정과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을 합쳐 추세를 들여다본 그래프 1을 보면, 미국인의 일하는 시간은 유럽에 비해 감소세가 더딘 편이나 여전히 10.5% 줄어든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평균 35% (주 15시간) 줄어들었는데 설거지 기계, 세탁기 등 가전기기 등장의 도움이 가사업무를 줄이는 데 혁신적으로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인 평균의 삶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가시간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는 건 교육수준이 높은 계층의 업무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일 겁니다. (뉴스페퍼민트 관련 기사 보기) 경제학자들이 “여가 시간 격차” 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저소득층의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고소득층의 여가 시간은 되려 줄어든 현상을 가르킵니다. 우리가 얼마나 바쁜지에 대한 책이 넘쳐나는 건 교육수준이 높은 고소득층이 책을 집필하기 때문일 거니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은 ‘워킹맘’ 의 업무 시간은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딱히 교육수준이 높거나 부유하지 않고, 부모가 아닌 미국인이 바쁘다고 느끼는 건 정당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왜들 이렇게 바쁘다고 난리 일까요?
– 풍족함의 아이러니: 케인즈는 음식, 옷, 엔터테인먼트 등이 풍족해지면 인간이 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못본 TV쇼, 좋은 책, 배워야할 기술들, 운동 등 할거리가 넘쳐나면서 우리는 오히려 “해야할 것을 못하고 있다” 라고 조급해합니다. 할 것이 많아질 수록 이 모든 것을 할 시간이 없다고 불안해지는 아이러니죠.
– 업무와 여가 시간이 섞이다: 이제 사무실에서 퇴근하는 순간 일이 끝나는 건 옛날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퇴근 후 소파에 드러누워 티비를 보면서 업무 이메일에 대답하곤 하죠. 유연한 업무시간은 처음엔 좋았을 지 모르나 우리가 늘 업무 부담에 짓눌려있게 만듭니다.
– 부의 저주: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의 여가시간이 더 귀중한 시간이라 느낍니다.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이를 낭비하는 걸 참을 수 없죠. 부가 불안함과 조급함을 만듭니다.
– 일이 즐겁다: 승자가 독식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더 일하고 ‘승리하는’ 삶을 살고 싶어합니다. 더 일해서 더 벌 수 있다면, 더 일할 동인이 생기죠. 사람들은 기꺼이 업무시간을 늘이는 데 동의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항상 바쁘다고 느끼는 건 심리적 요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는 분명 중세시절보다 덜 일하고 있다고요.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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