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쉽은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배움과 경험의 기회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최근 불거져 나오는 인턴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 사례들을 접하다보면 많은 고용주들에게 인턴은 그저 싼값에 노동력을 부릴 수 있는 기회로만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노동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배움에 대한 기회 제공을 대가로 무분별하게 정당화되고 있는 것이죠.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며, 법으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인턴 사원들은 직업 먹이사슬의 바닥에 존재하는 최하층민들입니다. 이들은 불경기로 인해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 환경 속에서 정직원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하나로 부당한 처우를 기꺼이 감내합니다. 낮은 경제적 보상은 물론 열악한 근로여건, 직장내 차별, 심지어 성희롱까지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해가면서 이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바로 미래의 성공입니다. 자칫 불평불만을 여과없이 표현했다가는 고용주에게 찍히기 십상이니까요.
인턴 사원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단연코 임금입니다. 변호사 주노 터너(Juno Turner)는 많은 이들이 경험을 쌓고 정규직의 기회를 얻기 위해 무급 인턴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보수가 없는 인턴직에서는 그러한 경험과 기회의 가치를 발견하기 어려운 사례가 빈번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례로, 대학 및 고용주 전국 연합(the National Association of College and Employers)은 유급 인턴 사원이 더 높은 연봉의 정사원으로 재고용되는 비율이 무급 인턴 사원들에 비해 훨씬 높다는 통계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유급 인턴직에 비해서 무급 인턴직이 정직원으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낮다는 것이죠. 결국, 인턴 사원들에게 낮은 임금을 지불한다는 것은 고용주들이 그들이 수행하는 일의 가치를 절대 높게 보지 않는다는 반증이며, 인턴 사원들을 정직원으로 재고용할 의사 또한 희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임금 관행이 지속되다보니 인턴직을 하찮게 여기는 직장 내 문화 역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커피를 타고 복사를 하는 것은 인턴 사원의 몫이라는 생각이 바로 대표적인 예입니다. 임금 수준이 낮기 때문에 커피 타기나 복사와 같은 허드렛일만 시켜도 전혀 아쉬울 게 없을 뿐더러, 이러한 관행이 굳어지다 보니 인턴의 직무 수행능력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낮아진 것입니다. 결국, 인턴직을 폄훼하는 그릇된 직장 문화가 인턴사원들의 배움과 경험의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는 셈이죠.
요약하면, 인턴사원들에 대한 부당한 임금 지급 관행은 이들에 대한 문화적, 경제적 비하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관행은 인턴 사원과 고용주와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마저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노동력을 착취하는 비도덕적, 비윤리적인 행동이기도 합니다. 인턴 사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더 이상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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