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Economy / Business

왜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이 더 어려워졌나?

미국 고등학교 3학년이나 2학년 학생들, 혹은 학부모들은 예전보다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명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 우리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인구 증가가 한몫 하긴 했지만 30년 전에 비해 청소년의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미국인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긴 하지만 대학 진학률이 증가한 이유는 자원이 적고 대학 졸업율이 낮은 대학들에 입학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명문 대학들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을까요? 사람들이 간과한 요인 하나는 바로 미국의 엘리트 대학들이 한 세대 이전보다 미국인들을 덜 뽑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지난 30년간 세계화의 조류를 받아들였고, 대학들은 학생들의 구성을 다양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결과 미국인들이 명문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줄어든 것입니다.

미국 청소년들에게 하버드나 예일, 스탠포드와 같은 대학에 입학하기란 40년 혹은 50년 전에 비해 정말 어렵습니다. 청소년 인구 규모를 감안했을 때 하버드에 입학하는 미국 학생들의 비율은 1994년 이후 27%나 감소했습니다. 예일과 다트머스 대학의 경우도 24% 감소했습니다.

1994년부터 2012년 사이 18~21세에 해당하는 인구 10만명 당 각 대학에 입학하는 미국인들의 비율 변화.

미국 명문 대학의 세계화는 물론 많은 장점을 가져왔습니다. 세계화 덕분에 미국 학생들은 유년기에 배우지 못한 다양한 문화나 견해에 노출되었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들이 미국의 명문 대학으로 몰려오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학부를 졸업한 외국 학생들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기보다는 미국에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중에는 미국에서 창업을 하거나 미국 사회에 다양한 기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명문 대학의 세계화는 치러야 할 비용도 있습니다. 우선, 외국 학생들의 증가로 경제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외국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정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대학 입학과 관련해 조언을 제공하는 회사인 누들(Noodle)로부터 자료를 받아 미국 인구통계 자료와 함께 1984, 1994, 2004, 그리고 2012년에 18~21세 미국인들의 대학 입학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2012년에 미국 청소년 10만명 당 하버드에 입학하는 사람의 수는 33명이었습니다. 이는 1994년 10만명 당 45명이 입학하던 것보다 하락한 것입니다. 이는 미국 청소년들이 명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1984~1994년에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1984년에 대학 입학 가능 청소년 인구는 1,650만 명이었지만 1994년에는 1,410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이 기간 동안에 외국인 학생 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12년에는 대학 입학 가능 청소년 인구가 1,790만 명으로 늘었고 외국인 학생들은 현재 평균 명문 대학 학생 수의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1990년대의 두 배 수준입니다. 따라서 미국 청소년들에게 명문 대학 입학은 어려운 일이 되었고 콜럼비아 대학이나 시카고 대학과 같이 학부 정원을 늘린 대학들의 경우만 미국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는 확률이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많은 학생들에게 명문 대학 입학이 어려워졌다는 것 자체가 많은 해를 초래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20년간 뉴욕대학(NYU)과 같이 학부생의 수가 많은 대학들의 대학 교육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고 엘리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학생들의 졸업 후에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근거도 아직 탄탄하지 않은 편입니다. 경제학자 스테이시 데일(Stacy Dale)과 앨런 크루거(Alan Krueger)의 연구에 따르면 비슷한 SAT 점수를 가진 학생들이 인지도에서 차이가 있는 대학들 – 예를 들어 펜실베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과 펜실베니아 주립대학(Penn State University) – 에 입학한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소득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외는 있었습니다. 바로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경우, 비슷한 성적으로 비명문 대학에 입학한 학생에 비해서 나중에 더 많은 소득을 벌었습니다. 그 이유로는 이들이 명문 대학에 입학하면서 대학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혜택을 받았거나 아니면 명문 대학에 입학하지 않았더라면 대학을 다 마치지 않았을 확률이 높았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대학 입학이나 교육과 관련된 연구들은 대학이 세계화되면서 파생된 문제점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나 MIT, 그리고 예일 등을 제외하고 대부문 명문 대학들은 저소득층 출신의 외국 학생들을 입학시키려는 별도의 노력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외국 학생들은 대학의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습니다. 버니지아 대학의 사라 터너(Sarah Turner)와 켈리 버드(Kelli Bird) 교수에 따르면 외국인 학생의 미국 대학 등록 비율은 학생들 출신 국가의 경제 성장이나 환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패턴은 박사과정 학생보다는 학부생들 사이에서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학부 교육을 위해 외국인 학생의 경우는 가족이 교육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NYT)

원문보기

arendt

View Comments

Recent Posts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20 시간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5 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1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2 주 ago

방해되면 손발 다 잘라버린다?… “트럼프 2기, 이 사람은 무소불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윤곽이 거의 다 드러났습니다. 2기 행정부 인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2 주 ago

[뉴페@스프] ‘전력상 압도적인 우위인데…’ 1년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속사정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