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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 1년

어제(24일)는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 건물 라나 플라자가 무너져 1,100명 넘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가 난지 1주기였습니다. 건물 곳곳에 균열이 가고 흔들리는 게 느껴질 정도라 붕괴될지 모른다는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노동자들을 닭장 같은 작업장으로 몰아넣어 참사를 불렀던 자본의 탐욕 뿐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없었던 열악학 노동 환경, 이미 턱없이 낮은 최저 임금마저 지급되지 않던 현실 등이 겹친 인재였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에서 생산한 의류를 수입해온 많은 나라들에서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공장에서 생산된 옷을 사입어서는 안 된다며 이곳에 의류 공장을 운영하는 주요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라나 플라자의 행적을 되짚어보는 특집 기사들이 속속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간단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라나 플라자 이후의 1년을 다룬 FiveThirtyEight(538)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사실 필요한 규제가 얼마나 강화되고 노동 환경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그래서 이제는 법이 지켜지고 ‘공정하고 윤리적인 노동’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하기에 1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닙니다. 이제 막 새로운 생산 환경과 조건들에 대한 자료가 모이고 있기 때문이죠. 그나마 비교 가능한 자료가 의류공장 노동자들의 임금일 겁니다. 수치만 갖고 단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한 달 임금음 여전히 가장 낮습니다. 2013년 8월 기준으로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노동자들의 한 달 임금은 평균 39달러로, 인도 노동자들이 받는 71달러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였습니다. ‘값싼 노동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중국의 경우 성에 따라 달랐는데, 광둥성이 138달러, 샹하이는 262달러였습니다. 자료에 있는 국가들 가운데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이었는데, 90만원 남짓이었습니다.

절대적인 임금 액수보다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바로 비공식 고용(informal employment)입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규정에 따르면 노동법의 규정을 따르지 않거나 징세, 사회보장제도, 각종 복리후생을 (고용주 또는 정부가) 노동자에게 지급하지 않는 형태의 고용은 비공식 고용에 속합니다. 방글라데시는 동남아시아 어느 나라보다도 이 비공식 고용의 비율이 높기로 악명이 높은데, 2005년에 전체 고용의 78%가 비공식 고용이었고, 2010년에는 오히려 더 늘어난 87%였습니다. 최근 자료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라나 플라자의 붕괴 사고가 최악의 인명 피해로 이어진 직접적인 이유가 바로 비공식 고용이 횡행하는 관행에 있었고, 적어도 겉보기에는 이 관행이 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편, 미국이 주로 의류를 수입하는 나라들을 의류 제품의 총 금액에 따라 분류했더니, 2014년 2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296억 달러 어치를 수출한 중국이 37.1%를 차지했고, 49억 달러를 수출한 방글라데시는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6.2%를 차지했습니다. (FiveThirty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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