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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슬픔: 죄책감

언젠가 나는 가까운 동료가 해고당한 날 오히려 자신은 진급하게 되어 괴로워하는 한 여성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친구 중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이가 있다는 사실이 더 괴롭다고 말했습니다.

“다들 이 불경기를 힘들어하고 있어요.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비록 야근과 주말근무를 밥 먹듯이 하고 있지만, 자신이 직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연봉이 오르는 일은 한편으로 자신을 더 우울하게 만든다고 고백했습니다. 나는 생존자의 죄책감에 관해 이야기했고 어떻게 이를 극복할지 설명했습니다.

나는 지난 뉴타운 초등학교 총기사건을 겪은 어린 소녀를 생각했습니다. 이 여섯 살 난 소녀는 자신의 모든 친구들이 사살당한 사건에서 아무 피해 없이 살아나왔습니다. 그녀는 온몸에 피를 두른 상태에서 그녀의 어머니와 포옹하며 “엄마 나는 괜찮아요. 근데 친구들이 다 죽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 소녀와 그 사건의 다른 생존자들이 얼마나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될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우리 부모님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따라서 나는 이런 복잡한 감정에 익숙합니다. 내가 일상을 접하고 생각하는 방식에 우리 부모님은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 생존자의 죄책감을 견뎌낼까요?

내 부모님은 그들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 수 년간 오직 일상에만 집중했습니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내딛어라” 이는 그들이 처음 만난 난민캠프의 구호였습니다. 폴란드에서 의사였던 아버지는 미국에서 면허를 받기 위해 영어를 공부했고, 어머니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아버지가 병원을 낼 수 있도록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우리 다섯 명은 낮에는 아버지가 환자를 보아야 하는, 방 두 개 딸린 집에 살았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들은 새로운 시작에만 골몰했습니다.

표면적으로 그들은 성공한 듯 보였고, 또 살아남은 데 감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슬픔과 죄책감이 가득했습니다. 그들은 그곳을 탈출했지만, 자신들의 일부는 그곳에 남았습니다. 그들은 주기적으로 슬픔에 빠졌고, 희생된 가족들과 다른 유대인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과거를 이야기할 때, 항상 그것이 전쟁 전인지 후인지를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그들이 차마 말로 하기 힘든 일들을 목격했으며, 상상하기 힘든 일들을 견뎌왔다는 것이 늘 녹아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이를 극복하기 원한다는 것과, 이를 위해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과 자신들이 낳은 자식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는 그들의 삶의 유일한 원칙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존이 가치 있는 일이었음을 증명하려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곧 그들의 어두운 기억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여동생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남동생은 운동에 소질을 보였습니다. 나는 발레를 전공해 그들이 슬픈 과거 대신 아름다운 장면을 기억하기를 바랐습니다. 우리는 결국 모두 직업으로 상담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다른 이들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곧 그들의 생존이 가치 있는 일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기쁨은 언제나 슬픔과 함께 존재했습니다. 웃음은 언제나 눈물과 회한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그들은 잊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살아남지 못한 이들, 즐거움과 희망, 일상을 한순간에 빼앗겨버린 이들을 기억했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삶에 지워진 짐이었고, 우리도 그 짐을 나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슬프게도, 비극적 사건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런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들의 감정은 복잡하고 혼란스럽습니다. 그 감정은 그 사건의 성격과 그 개인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그 사건에 개입했었는지에 의해 결정됩니다. 자연재해, 폭력사건, 전쟁, 파산,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등 사건의 종류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은 달라집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은 공통적으로 그 사건을 잊고자 하는 욕망과 기억하고자 하는 의무 속에서 괴로워합니다.

살아남은 자들이 죄책감을 느끼는 이유는 이들이 자신과 희생자가 평등하지 않았고,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희생자들 사이에 불평등과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설득하더라고 이들에게 죄책감은 찾아옵니다. 이 죄책감은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때로는 겉으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때로는 내 부모님처럼 심각하게, 때로는 홀로 진급한 그 여성처럼 불편한 마음으로 드러납니다. 이들이 그 죄책감을 점점 키워나가는 것을 막고, 그 사건을 극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Psychology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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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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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은 과거를 이야기할 때, 항상 그것이 전쟁 전인지 후인지를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 너무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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