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IT경영

퓰리처상과 신문사의 성공과의 상관 관계

지난 14일 올해 퓰리처상이 발표되었습니다. 고품격 저널리즘의 상징이기도 한 퓰리쳐상은 올해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등의 훌륭한 언론사의 기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538에서는 퓰리처상을 휩쓰는 훌륭한 언론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특히 지난 10년간 늘어난 독자 수와 퓰리처상 수상 여부가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아보았죠. 먼저 2004년 주요 언론사의 구독자 수 2013년 구독자 수를 찾고, 퓰리처상 수상 혹은 최종 후보에 선정된 횟수를 산정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원본 데이터를 깃허브(Github)에 공유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직접 분석해보세요.
퓰리처상을 가장 많이 받은 언론은 단연 뉴욕타임즈입니다. 1990년 이래 117명 수상자를 낳은 뉴욕타임즈는 2004년 이래 종이 지면 구독자 수는 35% 줄어들었으나 온라인 구독자 수까지 합치면 67% 증가하였습니다. 훌륭한 언론사들이 모두 뉴욕타임즈처럼 잘하고 있다면 기쁜 일이겠지요. 그러나 100명의 퓰리처 수상자를 낳은 워싱턴 포스트는 구독자수가 38% 감소하였고, 85명 수상자를 낳은 LA 타임즈는 34%, 41명 수상자를 낳은 보스턴글로브는 45% 구독자 수가 감소하였습니다. 온라인 구독자를 합한 숫자인데도 모두 고전하고 있지요. 아래 그래프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훌륭한 기사를 쓰면서도 구독자 수가 늘어난 건 뉴욕타임즈 뿐입니다. 퓰리처상 수상여부와 구독자수 증감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그럼 기사의 질과 이윤이 상관이 없느냐구요? 아닙니다. 퓰리처상을 많이 받았을수록 구독자 수는 많습니다. 단지 “증감”, 즉 새로운 구독자를 유치하는 데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햇다는 것이지요. 이 그래프는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훌륭한 언론사도 구독자 수가 줄어드는 걸 막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좋게 보면 구독자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원래 좋은 기사를 양산하여 구독자 수가 많던 언론들이 영세 신문사보다는 사정이 나았죠. (FiveThirtyEight)

 

 

퓰리처상 수상 횟수와 지난 십년간의 구독자수 증감

538이 공유한 원본 데이터 (Github)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 늘 양질의 기사 감사합니다^^ 뭐든지 숫자로 분석해보려는 538의 기사는 항상 흥미로운 것 같아요~ 그런데 비록 통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데이터를 보다 보니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기사에서 분석한 대로 "퓰리처상과 구독자 유인 효과가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결론짓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구독자 수 감소의 경향은 너무나 뚜렷하게 나타나는 반면 퓰리처 상 수상자 수와의 관계를 포착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소수의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y축 근방에 몰려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래프의 추세선을 그릴 때 퓰리처상 수상자가 많은, 즉 x축에서 멀리 떨어진 몇 개의 언론사가 너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뉴욕 타임즈 같은 아웃라이어 하나만 분석에서 배제하여도 추세선의 기울기는 거의 0에 가깝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관적으로는 퓰리처 상과 구독자 유인 효과가 특별한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느껴집니다. heesangju님은, 혹은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ㅎㅎ

    • 안녕하세요, K 님.
      답변이 늦었네요.
      일단 '퓰리처 상이 독자를 유인하는가'라는 문제의 답을 알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접근은 좋지 않은 듯 합니다. 그 보다는 퓰리처 상을 받은 해에 그 전해보다 독자의 수가 늘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좋을 듯 하구요. 이 경우 퓰리처상 수상이라는 사건 자체가 독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를 알 수 있겠지요.

      한편, '훌륭한 언론이 퓰리처상을 많이 받으며, 훌륭한 언론이 독자들을 더 유인한다'는 주장을 검증한다면, 위와 같은 방식도 일리가 있습니다. 물론, 이 주장이 사실일 것 같지는 않고, 위의 결과도 상관관계가 거의 없이 나타났네요.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