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으로 뒤덮힌 미지의 땅 엘도라도. 스페인 제국주의의 침략에 몰락하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찬란한 유적과 고대 도시들. 안데스산맥과 아마존 유역 일대에 걸쳐 번성했던 잉카 문명은 16세기 침략자였던 유럽인들을 시작으로 언제나 외부인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입니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탐험가인 티에리 자맹(Thierry Jamin)도 그 중의 한 명입니다. 자맹은 올 여름 6주 동안 아마존 유역 중 페루에 위치한 깊숙한 밀림 일대를 탐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탐험대가 확보한 진술과 제보에 의하면 페루 남동부에 위치한 쿠스코 근처의 메간토니(Megantoni) 보호구역 내 어딘가에 버려진 유적지가 존재하는데, 이를 찾아 비밀을 밝히는 게 목적입니다. 자맹은 버려진 유적지, 또는 사라진 도시를 파이티티(Paititi)라 부르며 지역 NGO의 도움을 받아 탐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자맹의 흥미진진한 모험은 여러 가지 논란을 불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살아가고 있는 아마존 깊숙한 곳의 원주민 난티(Nanti) 족들이 외부인과 (간접적으로라도) 접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난티 족은 현대인들과 면역 체계가 전혀 달라 사소한 균에도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10년 전에 아마존에 보호구역을 만든 이유도 원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보호구역은 그 안에서 다시 몇 가지 구역으로 나뉘어 가능한 활동들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는데, 자맹이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가운데는 “과학적인 연구를 위해 극히 제한된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경우에도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구역”도 있습니다. 당연히 페루 정부의 허락 없이 이곳을 탐험하는 건 현행법을 위반하는 일이 됩니다. 자맹은 법을 어겨가면서 탐험을 강행하는 일은 없을 거라며 페루 정부에 허가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지만, 담당 부처인 페루 문화부의 라몬 리베로 메히야(Ramon Rivero Mejia) 씨는 관련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이곳에 자맹이 주장하는 대단한 유적지가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파이티티가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보다 유력한 위치는 메간토니 보호구역 내가 아니라 현재 브라질의 파카스 노보스 산 일대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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