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벌에 쏘였을 때 가장 아픈 부위: 코, 입술, 성기

이 모든 일은 한 꿀벌이 그의 고환에 침을 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코넬 대학의 대학원생 마이클 스미스(Michael Smith)는 꿀벌의 행동과 진화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반바지를 입고 벌들을 다루다보면 벌들은 종종 그 사이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던 겁니다.”

그는 갑자기 궁금해 졌습니다. 과연, 벌에 쏘였을 때 가장 아픈 부위는 어디일까?

물론 벌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답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그는 찾지 못했습니다. 곤충의 종류에 따른 침이 주는 아픔은 저스틴 슈미트(Justin Schmidt)가 작성한 “슈미트 스팅 페인 인덱스(Schmid Sting Pain Index)”에 나와있습니다. 슈미트는 여러 곤충들의 침에 쏘인 뒤 그 아픔을 자세히 묘사한 표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0에서 4까지의 단계 중 꿀벌의 침을 1단계로 표시하고 “작은 따끔함이 팔뚝의 털 하나를 태우는 정도”라고 묘사했으며, 말벌의 침은 2단계로 “뜨겁게 그을리는, W.C. 필즈(역주: 미국의 코미디언)가 시가로 혀를 지지는 듯한”으로 묘사했고, 가장 고통스런 침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총알개미(bullet ant)는 4+ 단계로 “순수한, 격렬한, 빛나는, 손가락 길이의 녹슨못이 발꿈치에 박힌채 불타는 석탄위를 걸어가는 고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슈미트도, 침에 쏘이는 부위에 따라 고통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명시하지 않았고, 따라서 스미스는 스스로를 실험대상으로 이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코넬 대학의 연구규정은 자신을 실험하는 데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그들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나는 1975년 제정되고 1983년 개정된 헬싱키 선언 역시 위배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이 실험의 유일한 실험대상이었으며, 모든 관련된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고, 스스로 이 실험에 동의했으며, 이 결과가 공공에 알려질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매우 체계적인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는 벌의 날개를 핀셋으로 집어올려 자신의 해당 신체부위에 대고 누르는 방식으로 침에 쏘였습니다. 벌의 침은 쏘이고 난 1분 뒤 제거했으며 자신의 고통을 1에서 10까지의 숫자로 표현했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고통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심리학 분야의 자료들을 이용해 그는 자신의 주관적인 고통을 숫자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당일 실험할 다섯 군데의 신체부위에 벌침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벌침은 고통의 기준으로 삼기위해 항상 팔뚝에 놓았습니다. 그는 38일 동안 신체의 25군데에 각각 3번 씩 벌침을 놓았습니다.

“엉덩이에 벌침을 놓기 위해서는 거울을 사용해야 했지요.”

스미스의 고통지도

“모든 침은 아팠어요.”

가장 덜 아픈 부위는 정수리, 윗 팔뚝, 가운데 발가락으로 모두 2.3 의 고통이었습니다.

“머리 한 가운데 침을 맞을 때의 느낌은 계란을 머리로 깨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맞는 순간 아팠지만, 고통은 곧 사라졌지요.”

가장 아픈 부위는 콧방울(9.0), 윗입술(8.7), 성기 몸통(7.3) 이었습니다.

“그 고통들은 전기적(electrical)이고 주기적(pulsating)이었습니다. 특히 코에 침을 맞았을때는 전신에 반응이 왔지요. 나는 재채기를 했고 숨이 가빠졌으며 콧물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고통은 온 몸으로 겪어야 했어요.”

“그럼 성기에 맞았을 때는요?” 나는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아팠지요. 거시기에 가해진 자극이지만 즐거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와 성기 중의 한 곳에 맞아야 한다면, 단연코 성기에 맞겠습니다.”

“코에 세번째 침을 맞을 때, 나는 다시는 코에는 맞지 않으리라고 결심했습니다. 원래 나는 눈에도 맞아볼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내 지도교수가 어쩌면 시력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고 이야기하더군요. 그래서 눈은 포기했습니다.”

그의 결과에는 몇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가장 피부가 얇은 부위, 또는 가장 감각신경이 많은 부위가 가장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으로는 그의 결과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손바닥의 피부는 팔보다 두껍지만, 손바닥이 더 아팠으며 윗 입술과 가운데 손가락의 신경수는 비슷했지만, 윗 입술의 고통이 더 컸습니다.

물론 이 결과는 한 명의 실험대상으로부터 온 것이며, 그 역시 이 결과가 일반화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가지고 다시 실험한다면, 나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요.”

(Phenomena)

원문 보기

veritaholic

Recent Posts

“트럼프, 저 좀 만나주세요”…’얼굴 도장’ 찍으려 줄 선 기업인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마라라고 저택 앞은 요즘 문전성시라고 합니다.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굴 도장을…

5 시간 ago

[뉴페@스프] 이번 대선은 50:50? “트럼프도, 해리스도 아닌 뜻밖의 변수는…”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외신도 놀란 ‘탄핵 집회 이색 깃발’…’센스 경쟁’이 불러온 뜻밖의 효과

웃을 일이 많지 않은 2024년 12월입니다. 하지만 웃지 못하게 되는 건 곧 우리 안의 인간성을…

4 일 ago

[뉴페@스프] “나 땐 좋았어” 반복하는 트럼프, ‘경제’에 발목 잡히는 해리스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5 일 ago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1 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