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가 대대적으로 개편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SAT 점수를 입학 지원 요건으로 고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가운데,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입사 지원자들에게 SAT 점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4시간 동안의 큰 압박 속에서 치르는 시험 성적이 당신이 입학하게 될 학교 뿐 아니라 직장을 선택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SAT 점수보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나 특정 과목 심화학습 과정(Advanced Placement) 성적이 대학에서 학생의 성적을 예측하는 데 더 훌륭한 지표라는 연구 결과들도 있는데 왜 맥킨지나 골드만삭스와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당신의 SAT 점수를 알고 싶어 할까요?
가장 간단한 답은 SAT와 같은 점수가 많은 입사 지원자들을 걸러내는(screening)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사팀 담당자들은 시험 성적은 후보자를 평가하는 여러 항목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특히 이들은 SAT와 같은 시험 성적은 후보자를 가려내는 초반에 유용하다고 말합니다. 컨설팅 회사들을 위해 사람들을 고용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스카우트 전문가는 낮은 시험 성적을 가진 후보자를 소개한 경우는 인터뷰까지 가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또 기업들은 후보자가 소프트웨어를 이해하는 일 등 기업에서 해야 할 일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를 평가하는 데 있어 SAT와 같은 시험을 통해 평가되는 일반 지능 능력(general mental ability)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SAT 점수가 실제로 사람들이 직장에서 얼마나 일을 잘 수행하는지 혹은 얼마나 성공적인 삶을 사는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듀크 대학의 과학자 조나단 와이(Jonathan Wai)는 이러한 비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즉, 사람들은 SAT 점수가 대학 성적에 미치는 영향만 관찰한 뒤 별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SAT의 예측력을 보려면 사람들의 삶을 더 오랫동안 관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구글은 시험 성적이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데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의 인사 담당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구글은 모든 입사 지원자들에게 시험 성적과 학교 성적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 아니면 더 이상 성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런 성적들이 아무것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이에 대해 조나단 와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SAT와 같은 시험 성적은 구글이 채용하는 매우 뛰어난 후보자들을 구별하는 데 그리 유용한 지표가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SAT가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할 때 유용한 도구가 되려면 매우 어려운 시험이어서 변별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SAT는 너무 쉽기 때문에 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시험 성적과 업무 능력 사이에 상관관계를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구글에 입사한 사람들은 대개 SAT 성적이 매우 높으니까요.”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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