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스 실린더에서 LP판, 카세트, CD를 거쳐 MP3까지, 음악을 즐기고 소장하는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어 왔습니다. 지금은 MP3가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또 한 번의 전환기일지 모릅니다. 판도라(Pandora)나 아이튠스 라디오처럼 인터넷 라디오의 형식을 취하거나, 스포티파이(Spotify)나 디저(Deezer)처럼 사용료를 받고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최근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남아 CD를 구입하던 일본 음악팬들마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음악 산업 관계자들은 하락세의 음악 산업을 부활시킬 주역으로 스트리밍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스포티파이의 수익은 전년 대비 50% 상승했고, 온라인 라디오 시장 규모도 28% 성장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음악 시장에서 스트리밍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기준 21%로, CD 판매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죠.
이와 같은 스트리밍의 성장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확산과 모바일 인터넷 환경의 개선, 음악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값싼 “클라우드”의 보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미국과 영국에서조차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이 4-5%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큽니다. 조만간 출범할 유튜브의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시장의 성장세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휴대전화 요금제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묶어 판매하는 방식도 저변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되겠죠.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로 웃음짓는 것은 메이저 음반 회사들 뿐이 아닙니다. 인디 레이블들의 시장 점유율도 CD 시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죠. 해외 진출이 쉬워진 것도 장점입니다. CD 판매량의 3분의 2 이상이 신보 판매량이었던 것과는 달리, 아티스트들의 지나간 노래들이 쉽게 다시 주목받고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합니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등, 특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스트리밍 이용 정보는 다시 음반 회사의 마케팅이나 아티스트의 투어 일정 세팅에 활용되죠. 고객이 노래 한 곡을 클릭할 때마다 음반 회사에 지불되는 돈은 매우 적어보이지만 음악팬들은 좋아하는 노래를 몇 십번이고 듣기도 하기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1년 간 쓰는 돈은 기존 CD 구입자들이 1년 간 쓰던 돈보다 오히려 더 많습니다.
개중에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는 뮤지션도 있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MP3 유료 다운로드 시장을 깎아먹을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구의 절반이 어차피 음악에 어떠한 가격도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수 년간 음악 업계가 투자해서는 안될 곳으로 전락해온 현실을 생각할 때, 스트리밍이 인터넷 시대의 음악 산업에 일말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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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미 전환기가 아니라 스트리밍 시대 아닌가요? 미국 영국은 좀 늦나보네요
늦어도 영향력은 크죠. Facebook 처럼.. 멜론이나 벅스가 목표를 크게 잡고 세계시장에 나왔어야 하는건데.. 이미 늦은 것 갖죠? 점점 한국 IT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땅이 작은게 문제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