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이 크리미아 합병을 선언하고, 서방 각 국이 이를 비난하는 가운데 인도가 러시아의 편을 들고 나섰습니다. 크리미아에서 주민투표가 진행된 날 나온 인도 정부의 입장에는 “러시아 및 다른 주체들의 정당한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족스럽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의 정당한(legitimate) 이해”라는 표현을 두고 인도 국내 언론도 인도가 러시아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기 시작했죠. 서방과 늘 각을 세워온 중국도 이번 사태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인도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주 인도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즉시 “러시아가 다른 국가의 영토에 어떤 정당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인도가 친 러시아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유로는 여러가지를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인도와 러시아 간의 관계는 역사가 깊고, 러시아는 오랫동안 인도에 무기를 공급해왔습니다. 러시아는 1974년, 1998년 인도가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처럼 중요한 순간에 국제사회에서 인도의 편을 들어줬죠. 인도가 진심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안정적인 해결책이 러시아가 크리미아를 합병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반대로 인도는 우크라이나에 별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확실히 러시아 편을 들어두는 것이 앞으로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요. 인도는 스스로가 주변국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만큼, 강대국이 주변국에 개입하는 전례를 국제사회에 남겨두는 것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뒤집어 생각하면, 러시아의 크리미아 합병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에 개입하는 것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죠. 한 인도 정부 관계자는 한 언론에 “이집트, 태국, 우크라이나 등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대항하는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서방이 이를 암묵적으로 지지해 이들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뿌리가 흔들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반응은 서구의 제국주의를 조금이라도 연상시키는 모든 것에 인도가 가지고 있는 뿌리깊은 혐오감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도가 스스로 민주주의 수호를 대외 정책의 핵심 과제로 삼은 적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The Diplo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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