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쫓겨나셨습니까? 살 곳도 먹을 것도 없으시다고요? 그렇다면 후쿠시마로 찾아오세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동경전력(Tepco)-
3년 전 일본에서 발생한 참혹한 원전 사고의 진앙지가 후쿠시마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면, 동경전력이 내건 인력채용 광고문구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섬짓하기까지 한지 쉽게 동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경전력은 그동안 원전 사고 현장은 완벽한 통제 상황 아래 놓여있었고 추가적인 방사능 누출 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호언장담해왔습니다. 하지만, 위 광고문구는 물론 여러 전문가들과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들을 통해 원전 사고 처리 현장에 기준 미달의 인력들이 대거 투입되어왔다는 정황들이 포착되면서, 동경전력의 자신감 있는 행보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가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더불어, 좁게는 1억 2천만 일본인, 넓게는 60억 세계 인구 전체의 건강이 신뢰할 수 없는 노동자들의 기술과 지식에 온전히 맡겨지게 되면서, 방사능 추가 누출에 대한 공포감 역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노동력의 위기(Manpower Crisis) 상황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는 숙련된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 환경의 안전성에 대해 큰 불신을 가지게 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 근로자들의 방사능 피폭량이 다른 원전 근로자들의 두 배가 넘고 있다는 통계자료가 보고된 적도 있습니다. 그 결과, 대규모의 전근이나 퇴사 등으로 인하여 부족해진 인력들을 일용직 노동 야시장에서 구해야 할 정도로 숙련된 현장 근로자 풀(Pool)이 협소해지는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둘째는 동경 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신속한 수습보다는 다른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면서, 숙련된 현장근로자의 후쿠시마 원전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동경 전력이 전사 역량을 다른 발전소의 가동에 집중하면서, 숙련된 현장 근로자들은 후쿠시마 원전보다 새로운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것이 근로 안정성과 임금 수준에서 이득일 것이란 인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다단계로 이루어진 원자력 산업의 복잡한 하도급 계약 방식입니다. 이러한 계약 방식에 내재하는 문제는 하도급 계약이 차례차례 이어지면서 현장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가 느슨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동경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리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하도급 계약을 통해서 그 책임을 하청업체들에게 전가시키고 있었습니다. 근로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비 구입 및 작업 수칙 마련, 원자력 발전소 복구와 관련된 작업 설명서의 교육 등이 원청의 관리 없이 하청업체들에게 맡겨지면서 안전사고와 방사능 추가 누출 위험이 급증했습니다. 한 현장 근로자는 비와 눈으로 인하여 방사수를 보관하는 탱크의 용접 불량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하청업체의 강요로 인해 용접을 지속해야 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원전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동력의 위기가 지속된다면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방사능의 추가 유출사고 또한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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