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뉴욕에서 건물 두 채가 폭발하여 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아직까지 명확한 사고 원인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연방수사기관의 사후 조사 과정에서 건물주변부의 천연가스 농도가 정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도시가스 노출이 건물의 폭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도시 기반시설로 인하여 언제 어디서든지 가스 누출로 인한 추가 폭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당국과 가스 공급업체들의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동부 할렘가에 위치한 사고 건물은 127년 동안 한번도 교체되지 않은 배송관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고 있었습니다. 보스턴 소재 천연가스 컨설팅회사 회장인 마크 맥도날드(Mark McDonald)는 주철(Cast Iron)로 제작된 배송관이 127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부식 혹은 파괴로 인해 가스가 누출되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제작되는 가스 배송관은 부식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주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후화된 도시 가스 배송관과 그에 따른 가스 누출의 위험성은 이미 여러 징후들을 통해 포착되고 있었습니다. 뉴욕 소재 도시미래센터(Center for an Urban Future)는 폭발사고가 일어나기 하루 전, 뉴욕시의 노후화된 배관 시스템이 도시 경제와 삶을 완전히 파괴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메시지를 담은 보고서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의 가스관 중 6,300마일(약 1만 킬로미터) 가량이 56년 이상된 노후관입니다. 뿐만 아니라, 뉴욕시 가스 공급업체 중의 하나인 콘에드(Con Ed)는 수송 과정 중에 손실되는 가스가 2%가 넘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한 연방 기관(the federal Pipeline and Hazardous Materials Safet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콘에드가 공급하는 가스라인에서 100마일(약 165km) 당 83건의 누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중 427개의 사고에서 배관의 부식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맥도날드는 가스 누출에 대한 위험성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다가올 때 훨씬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추운 겨울 동안 얼어붙었던 토양이 녹으면서 주철로 만들어진 관을 이리저리 움직이도록 해, 관이 구부러지거나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죠. 그는 겨우내 단단히 얼어붙은 토양 속에 갇혀 있던 축적된 누출가스가 봄이 되자 일시에 지표로 스며나오는 것도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사고의 위험성을 가중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가스 배송관이 건물에서 1미터 남짓밖에 떨어져있지 않다면, 누출된 도시 가스가 건물 내부로 침투하는 상황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콘에드를 포함한 가스 공급업체들은 현재 노후화된 주철관을 부식에 안전한 플라스틱 관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상의 문제로 일년에 교체하는 관의 길이가 고작 65마일(약 100km)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이상 가스 누출 위협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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