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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그 카페, 보존하는 것이 능사?

우디 앨런 감독의 ‘로마 위드 러브(To Rome with Love)’,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 로마, 그리고 이들 영화 속 로마를 더욱 아름답게 빛냈던 노천 카페가 바로 안티코 카페 델라 파체(Antico Caffè della Pace)입니다. 그런데 이 카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보면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호소문이 붙어있습니다. 이 지역의 땅값 시세가 오르면서 카페의 땅주인이 카페를 허물고 호텔을 비롯해 더 돈이 되는 가게로 업종을 바꾸려 하고 있으니, 카페와 사라져가는 문화 명소를 지키기 위해 나서달라는 겁니다. 지역 언론과 일부 연예인들까지 가세했고,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카페를 지켜달라는 청원이 빗발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땅값이 오르면서 예전에 해오던 것만을 고수하던 가게들이 세를 감당하지 못한 나머지 패스트푸드나 관광 기념품 등을 함께 팔거나 아예 사라져버리는 일은 종종 일어나곤 했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장소라는 이유만으로 명소 대접을 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의 메니치니(Raffaella Menichini) 기자는 아름다운 파스텔 톤으로 그린 영화 속 로마의 거리의 아름다움과 그 배경이 되는 한 카페의 보존 여부는 별개라고 지적합니다. 안티코 카페 델라 파체가 로마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가장 핵심적인 명소도 아닌데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다는 겁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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