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생물(parasites)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자신을 증식하는 기생생물이며, 바퀴벌레를 좀비로 만들어 그 안에 알을 낳는 기생말벌도 있습니다. 비록 바이러스와 말벌은 전혀 다른 생물들이지만, 과학자들은 한 종이 다른 종의 번식에 영향을 주는 관계를 맺을 때 이를 기생관계로 정의합니다. 이 기준에 의해, 바이러스와 기생말벌 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도 기생생물에 속하게 됩니다.
이달 3일, BMC 진화생물학(BMC Evolutionary Biology)지에는 새로운 형태의 기생관계가 보고되었습니다. 알락딱새(pied flycatcher)와 박새(great tit)인 이들은 단백질이나 음식, 또는 양육을 통해 기생하는 것이 아니라 한 쪽이 다른 쪽의 정보(information)를 가져감으로써 기생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알락딱새와 박새는 유럽의 여러지역에서 관찰되며 거의 유사한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같은 먹이를 먹고, 같은 천적을 가지고 있으며, 둥지로 같은 종류의 장소를 택합니다. 이러한 유사성은 이들간의 경쟁을 당연히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때로 이들은 둥지를 만들 장소를 찾는 과정에서 한 쪽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싸움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생활이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며, 이 때문에 흥미로운 이들의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박새는 자신의 둥지를 연초에 짓는 반면, 알락딱새는 박새의 둥지를 몇 군데 방문한 후 자신의 둥지를 짓기 시작합니다.
최근, 핀란드의 연구자들은 알락딱새가 박새의 둥지를 방문하는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이는 바로 박새의 둥지가 얼마나 좋은 지역에 자리잡았는가라는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이 정보는 곧 박새의 알의 수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박새의 둥지에 충분히 많은 알이 있다면, 알락딱새는 이 지역이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둥지를 근처에 지었습니다.
박새는 알락딱새가 자신의 둥지 근처에 둥지를 지음으로써 경쟁으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한편 알락딱새는 처음부터 생활이 보장된 지역에 둥지를 지음으로써 이득을 얻습니다. 이러한 일방적인 관계가 바로 정보를 통해 형성되는 것입니다.
한편, 기생관계는 창과 방패의 대결입니다.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 면역시스템이 존재하며 숙주는 기생충에 대항하는 전략을 개발합니다. 감기바이러스에 대해 세포는 인터페론이라 불리는 항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었고 감기 바이러스는 다시 인터페론을 피하는 단백질을 만들었습니다.
그럼 박새는 알락딱새의 정보 도둑질을 어떻게 막고 있을까요? 박새는 알을 낳은 후 양의 털 등을 이용해 그 알을 보이지 않게 숨깁니다. 이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알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그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들은 알락딱새가 자신의 알의 수를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알을 감추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알기 위해 연구진은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이들은 박새의 둥지 근처에서 알락딱새 모형을 두고 알락딱새의 울음소리를 작동시켰습니다. 그러자 박새는 자신의 둥지를 털로 덮었습니다. 반면, 연구진이 애기여새(cedar waswings-bird)라는 다른 새의 모형을 두고 이 새의 울음소리를 작동시켰을 때에는, 박새는 둥지를 덮지 않았습니다. 이는, 둥지를 털로 덮는 행위가 알락딱새의 정보 도둑질을 막기 위한 것일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럼 알락딱새는 박새의 이 전략에 대해 다시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연구진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실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알락딱새의 특이한 행동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알락딱새는 종종 박새의 둥지로 몰래 다가가 둥지위의 털을 치웠다고 합니다.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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