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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위험수당은 500원?

자살 폭탄 테러를 비롯, 사제 폭탄을 이용한 각종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가운데 하나는 다름아닌 폭탄물 제거반입니다.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Peshawar)시의 폭발물 제거반은 현재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파키스탄 경찰 내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는 전담반입니다. 이들은 지난 5년 간 현장에서 무려 5500여 개의 사제 폭발물을 해체했죠.

전담반이 처음 조직된 2008년 당시만 해도 장비와 기술은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반원들은 철사 절단기 하나 달랑 들고 출동해, 눈 딱감고 해체 작업에 임한 적도 있다고 고백합니다. 민간인 희생자가 유독 많았던 2009년에는 근무조 개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총 34명의 전담 요원이 폭발물 해체 작업복 20벌과 리모트로 조종하는 해체 로봇 4개 등 전문 장비는 물론 특수훈련을 받은 경찰견 10마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의 지원은 거의 없기 때문에 장비와 훈련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비용은 미국과 영국 구호단체의 도움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뒤늦게나마 지방 정부도 폭발물 제거반의 중요성을 인식해 조직을 250명 규모로 확대하고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팀을 꾸리려고 계획 중입니다.

폭탄물 제거반이 처한 상황은 여전히 열악합니다. 10년 경력의 기술자의 월급도 212달러로 민간 부문에 비해 훨씬 적고, 위험수당은 고작 49센트에 불과합니다. 폭발물을 해체하는 작업 자체도 위험하지만, 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테러 공격도 종종 발생합니다. 현장으로 오고 가는 길에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은 요원들도 있습니다. 하루에 최소 1회, 많게는 두세 차례 출동할 정도로 일이 많은데, 일손은 늘 부족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직업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친 사람이 택하는 직업이죠. 폭탄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한 반원의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전선을 하나 잘랐는데 폭탄이 안 터졌다, 그럼 정말 짜릿하죠.” “저도 죽는게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하다가 죽는다면 사람들을 살리고 죽는 셈이니까요.” “자살 폭탄범의 몸에 부착된 폭탄을 제거할 때면 정말 행복합니다. 그도 사람이고, 누군가의 아들이니까요.” (Al Jaze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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