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주: 루크 하딩은 이달 초 출간된 “스노든 파일(The Snowden Filed: The Inside Story of the World’s Most Wanted Man)”의 저자입니다. 그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자신에게 일어났던 이상한 일들을 가디언 지에 기고했습니다.)
지난 여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막 알려졌을 때 가디언지의 앨런 러스브리저는 내게 스노든과 그와 함께 일한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나는 물론 여기에 응했습니다. 이때 스노든은 홍콩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국가안보국(NSA)와 영국정보통신본부(GCHQ)가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러스브리지와 나는 가디언 본사의 한 비밀스런 방에서 만났습니다. 그의 사무실이 도청당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가디언이 스노든 파일을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이는 합리적인 추측으로 생각됩니다. 영국 스파이 기관은 이런 일에 도통합니다. 이렇게 나의 책은 다소의 음침함과 불안함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와 몇몇은 엄중한 보안속의 비밀스런 장소에서 스노든의 문서들을 조사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소수의 기자들만이 들어올 수 있었고, 보안요원이 항상 외부에 서 있었습니다. 어떤 노트북도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았고, 청소부 역시 들여보내지지 않았습니다.
영국 정부는 초기에는 이 사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사태는 곧 바뀌었습니다. 데이비드 카메론은 자신의 행정장관인 제레미 헤이우드가 가디언을 방문하게 하였습니다. 헤이우드는 스노든의 자료들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우리 요원들이 어디에 있을까” 라며, 지나가는 말로 이곳이 감시당하고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정부와 가디언의 긴장관계는 지난 7월 가디언 본사의 지하주차장에서 두 정부요원이 기자들로 하여금 드릴과 그라인더로 스노든의 정보가 들어있는 노트북을 파괴하게 하고 이 장면을 촬영하는 것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는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장면이었습니다.
뉴욕에서도 이상한 일들은 일어났습니다. NSA 가 버라이존의 자료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스노든에 관한 첫번째 기사가 가디언지에 올라온 지 몇 시간 후, 브로드웨이에 있는 가디언의 사무실 앞에서 갑자기 보도블럭을 파고 이를 교체하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백악관에서 네 블럭 떨어진 워싱턴의 가디언 사무실 앞과 가디언지의 미국 책임편집자 재닌 깁슨의 집 앞 보도블럭도 교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우연일까요?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지요.
스노든이 모든 자료를 맡긴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글렌 그린왈드를 만나기 위해 리오 데 자네이루로 갔을 때도 그랬습니다. 나는 코파카바나 해변이 보이는 호텔에 묵었습니다. 우리가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났을 때, 우리 왼쪽의 한 남자는 아이폰을 끼고 우리를 등지고 앉아 있었으며, 다른 한 남자가 우리 근처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두 번 장소를 바꾸었습니다.
그린왈드는 이런 뻔한 스토킹에 당황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그는 이 지역 CIA 소장은 이런 공격적인 방법을 좋아한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몇 주 전 그의 집에 누가 들어와 아무 내용도 들어있지 않던 그의 노트북을 훔쳐가기도 했습니다. 나는 내 노트북을 호텔 방의 금고에 두고 다녔는데, 그린왈드와 만나고 돌아온 날, 그 금고가 더 이상 잠기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음날, 내가 호텔을 나섰을 때, 한 키 큰 미국인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짧은 머리에 새 운동화, 깔끔한 반바지와 날씬한 티셔츠를 입은 그는 자신의 이름은 크리스이며 내게 같이 관광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는 관광객이었을까요? 아니면 다른 요원이었을까요? 나는 그가 요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와 몇 시간을 보내며 리오의 그리스도상을 같이 보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그는 내 모습을 사진찍고 싶어 했으며, 내게 맥주와 저녁을 사겠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맥주와 저녁은 거절했습니다. 나중에 나는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CIA 가 날 감시하라고 누구를 보냈는데, 러시아 스파이처럼 촌스럽네.” 그녀는 “정말? 헐” 이라고 답했고, 나는 “도대체 얘네들은 어디서 스파이 기술을 배웠을까”라고 보냈습니다. 아마 이 문자가 누군가를 기분나쁘게 한 것 같았습니다. 내 아이폰은 번쩍이며 화면이 번갈아 급하게 바뀌기 시작했고, 키보드는 말을 듣지 않았으며 더 이상 나는 문자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누군가의 고의적인 짓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더욱 조심스러워 졌습니다. 나는 오프라인으로 작업했고 각 장은 매우 길고 복잡한 암호를 통해서만 열 수 있는 트루크립트 보안폴더에 저장했습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할 때에는 핸드폰을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 스노든의 자료를 통해 나는 NSA 와 GCHQ 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알았습니다. 2013년 4월, 미국은 117,675 명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아마 그 중 한 명이 되지 않았을까요?
9월 경, 내 책은 잘 진행되고 있었고, 크리스마스까지 이를 마무리하기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NSA 와 실리콘밸리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쓰고 있었습니다. 나는 스노든의 폭로가 미국 기술회사들의 도덕성에 큰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었다고 썼습니다. 이 때 이상한 일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내가 쓴 문장이 스스로 지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커서는 빠르게 좌측으로 움직였고 문장들이 사라졌습니다. 내가 오픈오피스 프로그램을 닫으려 하자 키보드가 번쩍이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몇 주 동안, 이런 원격 삭제는 여러 번 일어났습니다. 정해진 규칙은 없었지만, 주로 내가 NSA 를 폄하할 때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모든 저자들은 비판을 예상합니다. 그러나 출판이 되기도 전에, 어떤 신성한 힘을 가진 미지의 인물에게 비판당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정중하려 했지만 불만이 섞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한 번은 이렇게 썼습니다. “안녕하세요. 나는 당신이 내 글을 읽는 것은 상관하지 않습니다 – 지금 이 내용도 읽고 있겠죠 – 그러나 이걸 지우지만 않았으면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물론 답은 없었습니다.
약 한 달 후, 이 미지의 독자는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베를린의 한 언론인 행사에서 나의 동료인 데이빗 리는 이 이야기를 다른 언론인에게 말했고, 그는 독일의 좌파신문인 타즈(Taz) 에 이 내용을 실었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12월에 “스노든 파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때때로 나는 누가 나의 비밀편집자였는지 궁금해 합니다. NSA 의 포트 미드에 있는 까탈스런 분석가였을까요? GCHQ 였을까요? 러시아의 해커였을까요? 아니면 그저 다른 누군가의 장난이었을까요? 당신이 누구든, 당신은 내 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정말 알고 싶군요.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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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기사라 원문도 같이 읽어 봤습니다. 기자를 비판하는 댓글들도 의외로 많이 있네요? 또 사람들도 나름 논리적이라서 여러 가지 의견들 무척 재미있기 읽었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설마 방해를 했다 해도 이렇게 간접적으로밖에 안 했을까 의문은 들었는데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요.. ㅎㅎ
그렇죠. 진실이 과연 무엇일까요. ^^
"몇 주 전 그의 집에 누가 들어와 아무 내용도 들어있지 않던 그의 노트북을 훔쳐가기도 했습니다. 나는 내 노트북을 호텔 방의 금고에 두고 다녔는데, 그린왈드와 만나고 돌아온 날, 그 금고가 더 이상 잠기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누구랑 비슷하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