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소금이 음식에 끼치는 영향

엘 불리의 페랑 아드리아는 한 때 소금을 “요리를 변화시키는 단 하나의 물질”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의 요리사들은 소금이 짠맛과 함께 음식의 전반적인 풍미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소금은 쓴맛을 없애주고 단맛을 강하게 만들며 향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1. 쓴맛의 억제:  소금은 쓴맛을 사라지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애호가들은 커피를 추출하기 전에 매우 적은 양의 소금을 넣으며, 절인 올리브는 와인의 쓴맛을 신기하게 감추어줍니다. 그러나 분자수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작용이 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혀의 미각수용체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혀의 다른 부위에 각각 소금과 쓴맛을 느끼게 했을때는 이 소금이 가진 쓴맛의 억제효과가 사라집니다. 즉, 나트륨 이온이 혀의 쓴맛 수용체의 반응을 직접 억제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2. 단맛의 강화: 이 효과는 소금의 쓴맛을 억제하는 효과에 주로 기인합니다.  어떤 음식에 쓴맛과 단맛이 모두 있을 경우 이 두 맛은 서로 경쟁하게 됩니다. (이는 수용체가 아닌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입니다.) 따라서 쓴맛이 소금에 의해 억제된다면, 단맛은 더 강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3. 향을 풍부하게 함: 음식평론가 제프리 스타인가튼은 그의 책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The Man Who Ate Everything)”에서 소금은 음식 본래의 향을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두가지 원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먼저, 소금에 의한 맛의 변화가 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맛은 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땅콩버터 냄새는 짠 맛을, 딸기냄새는 단 맛을 연상시킵니다. 즉 소금이 단 맛을 강화시킴에 따라 우리는 더 풍부한 향을 느끼게 됩니다. 또다른 효과는 소금이 멜론이나 자몽과 같은 물기 있는 식재료의 표면에 뿌려질 때 일어납니다. 소금은 액체의 증기압(vapour pressure)을 변화시키며, 이는 더 많은 분자가 공기중으로 증발되게 만들고, 결론적으로 향은 더 짙어집니다.

물론 소금을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콩이나 완두콩은 소금물에 요리할 경우 껍질이 딱딱해지고 찢어지게 됩니다. 버섯이 충분히 익기 전에 소금을 뿌릴 경우 버섯은 힘이 없어지고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소스를 만들거나 고기요리에서는 소금을 일찍 넣어야 소금의 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습니다.

“요리사와 그녀의 찬장(A Cook and Her Cupboard)”의 저자인 플로렌스 나이트는 파스타를 익히기 위한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약간 집어 넣습니다.

“그 다음 파스타를 익힌 물로 소스를 만들지요.  그게 내 소스의 비밀이에요.”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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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View Comments

  • 소금을 넣으면 단맛이 나는 것은 소금에 단맛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당연히) 쓴맛을 없애주기 때문이구나.. 아항~

    • K 님,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소금을 뿌렸을 때 향이 짙어진다"는 것은 이들의 실제 관찰결과일 수도 있고, 또는 상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이것이 실제 사실이라면, 그 원인은 윗글의 저자가 단순히 추측한 것보다 더 복잡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소금이 같이 증발하면서 1과 2의 경우처럼 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구요. 또는, 삼투압 같은 현상에 의해 과일 내부의 수분(과 향을 가진 성분)이 표면으로 더 많이 올라오게 되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분자가 증발될 수도 있겠지요. 제 추측일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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