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문제에 관해 가장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대학 교수들입니다. 하지만 대학 교수 대부분은 오늘날 중요한 논쟁에서 별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이 “학계가 그렇지 뭐”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학자들이 우리의 현실 문제와 별 상관없게 되었다는 인식입니다.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미국 사회에 만연한 반 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의 후보였던 릭 샌토럼(Rick Santorum) 전 상원의원은 더 많은 학생들이 대학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서 고상한 척 하는 사람(snob)이라고 비난했고, 미국 의회 공화당원들은 사회과학에 지원되는 국가의 연구 자금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들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교수들이 초래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우드로 윌슨 공공정책 대학의 학장을 역임했던 앤 마리 슬로터(Anne-Marie Slaughter)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날 모든 학문 분야는 점점 더 세분화 되었고 정량화(quantitative) 되었기 때문에 일반 대중이 학문 분야에 접근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모든 학문 분야가 이런 것은 아닙니다.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직접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미국 학계에 사회 참여 지식인(public intellectual)의 수가 더 적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학계가 당면한 문제는 박사 과정 프로그램이 학문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함에 몰두하도록 디자인되었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러한 배타주의적 문화는 “출판을 하거나 사라지거나(publish or perish)”라고 요약되는 정년 보장 심사(tenure) 과정을 통해 강화되었습니다. 만약 학계에서의 성공이 상호 심사 저널(peer reviewed journal)에 개제하는 것으로만 평가된다면 어떤 학자가 대중의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겠습니까?
학계가 세계로부터 스스로 벽을 쌓고 있다는 최근의 예는 바로 명성 높은 국제학 연구 협회(International Studies Association)의 집행부가 출판 에디터들의 개인 블로그 운영을 제재하고 나선 것입니다. 제가 한 때 사랑했던 학문인 정치학은 이러한 비난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한 학문 중 하나입니다.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을 이끌고 있는 이안 브레머(Ian Bremmer)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말합니다. “정치학 박사들은 실제 세계와 관련된 분석을 할 준비가 안 돼 있어요.” 1930년대와 1940년대만 해도 정치학에서 가장 권위있는 미국정치학회지(The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에 개제된 논문 중 20%는 정책에 대한 조언을 담은 논문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비율은 0.3%로 줄었습니다. 대학 역시 지역학 연구보다는 국제 정치 이론에만 밝은 학자들을 키워냈고 결과적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학자들은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갔습니다. 중동에서 아랍의 봄(Arab Spring)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미리 예견한 학자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른 학문 분야에서는 정치적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사회학의 경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슈들이 많지만 진보주의자들이 장악을 하고 있어서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경제학은 공화당 성향의 학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학이 건강 보험에서 교육에 이르기까지 실제 세계의 이슈를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이슈를 끊임없이 다루고 연구하다 보니, 경제학은 많은 현실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학 교수들은 온라인 코스나 블로그, 혹은 소셜 미디어등을 이용해 대중을 교육시킬 수 있는 도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의 흔적은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 강의가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도 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조직한 테드 토크(TED Talks)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한 때 학계에 남으려고 생각했던 사람으로서 깊은 슬픔을 가지고 씁니다. 교수님들, 중세의 수도승처럼 자신들을 격리시키지 마세요. 우리는 당신들을 필요로 합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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