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의 딘 버넷 칼럼입니다)
BBC는 더 이상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토크쇼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는 토크쇼 자체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른 토크쇼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토크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어쨌든 BBC의 이 결정은 연예계의 “창조론 논쟁”이라 할 수 있는 “여자는 웃기지 않는다”는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마치 “창조론”이 증거와 무관하게 누군가에 의해 끝없이 주장되는 것처럼 이 주장 역시 몇몇 사람들의 고집에 의해 계속 주장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여자가 토크쇼에 참여해야 한다는 규칙의 존재 자체가 여자가 남자보다 재미없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연예계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 주장이 “여성의 참정권이 법에 의해 보장되어야 하는 사실 자체가 그들의 자격이 충분치 않음을 의미한다”는 주장처럼 헛소리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세상은 그 자체로 완벽하게 평등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런 평등을 보장하는 규칙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자가 재미있지 않다는 주장은 어디서 왔을까요? 누군가는 어떤 여자 개그우먼이 다른 남자 개그맨보다 웃기지 않더라는 경험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개인적인 경험일 뿐, 이로부터 인류의 절반을 평가하는 섣부른 일반화를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여자는 웃기지 않다”고 굳게 믿는 남성도 “모든 남자는 웃기다”는 주장을 믿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항상 웃긴 칼럼을 쓰기 위해 노력하지만, 내가 쓴 모든 글에서 나는 내가 유머감각이 결여되어 있다는 댓글을 보게 됩니다. 나는 남자인데도 말입니다!
그럼 다시, 이 “여자는 재미있지 않다”는 주장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이를 뒷받침하는 많은 이론들이 제시되었었지만, 실제 검증을 통과한 이론은 많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머는 짝짓기와 관련이 되어 있으며, 남성이 여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발달했다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자신의 프로필에 GSOH (=good sense of humor, 유머감각이 있음) 이라고 써놓지 않은 남자를 찾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GSOH 는 general sort of human (=평범한 인간)으로 해석해야 할 겁니다.
이 이론이 설사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런 한가지 원인이 현실에서 남녀 유머감각의 차이를 가져왔다는 주장은 너무 단순화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의 두뇌 배선에는 차이가 있고, 여기에서 개그능력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근거는 없습니다. 또 개그맨의 정신병 비율이 높고, 남성의 정신병 비율이 높은 것이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근거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남을 웃기는 능력은 유전자수준에서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남성을 만드는 Y 염색체가 X 염색체에 비해 우스울 정도로 크기가 작다는 사실에서 이는 일부 맞는 이야기입니다. 설사 남성과 여성의 본성에 이 능력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사회적 요인들에 의해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과거 여성은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이 생각에는 유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여성개그우먼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이런 편견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믿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만큼 웃기다는 사실을 영원히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들은 앞으로도 어디에나 있을 겁니다. 그것은 그들의 자유입니다. 단지 이는 마치 “외국인은 요리할 줄 모르지”라는 생각을 고수하는 것처럼, 스스로의 격을 낮출 뿐입니다.
아마 다음 번 논쟁때도 위의 내용들은 반복될 겁니다. 이들이 스테레오타잎이라 불리는 것은 이들의 좀비같은 집요한 망각때문이니까요.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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