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문화재 복원과 보호에 쓸 예산이 부족해지자 특단의 조치가 나왔습니다. “예술을 돕는 예술(L’Arte Aiuta l’Arte)”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시간 이후에 다양한 공연을 열고 모금 행사를 겸하는 것입니다. 이 행사는 꽤나 좋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전국의 문화재 현황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에게 문화재 보호는 시지프스의 돌굴리기와도 같은 과업입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바로 시민들의 투표로 먼저 살릴 문화재를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작년에 로마 시대의 대리석 조각상부터 르네상스의 대가 피에트로 페루지노의 그림 등 복원 및 보호가 필요한 문화재 8점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시민들의 투표를 받았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작품에 “예술을 돕는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모인 기금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죠.
정부는 이 방식이 민주적이며 문화재 보호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지만 반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 고고학자는 이 방식이 지나치게 선동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나아가 프랑스나 독일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문화재 보호 예산을 책정하고 있는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문화재 복원 NGO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비만 한 번 오면 어딘가에서 유적지의 벽이나 천장이 무너져내리고 있다”며 “국가적인 비상 사태”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정부는 표를 덜 받은 7점의 문화재에 대해서도 곧 보호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탈리아의 정치인들이 비슷한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은 전례는 얼마든지 있었죠. 다음으로 투표에 부칠 새로운 후보작들을 선정할 계획도 세워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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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고민은 아마도 우리나라의 경주시가 떠앉고 있는 문제와 비슷할 겁니다. 아파트나 무슨 건물을 지으려고 땅을 조금만 파헤치면, 고대,중세의 유적과 유물이 쏟아져 나오니, 이건 지나치게 훌륭한 조상을 둔 가난한 후손의 고민일 겁니다. 쓸 돈은 한정되어 있고, 보호할 문화재는 많으니...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