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케이시 뮬리건(Casey Mulligan)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뉴욕타임즈에 쓴 글입니다.
경제학적 분석이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과장하기란 쉽습니다. 미국이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공공 정책은 시간에 따라 변합니다. 경제학자들과 다른 지식인들은 이러한 변화의 토대가 되는 연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학자들이 아무런 연구의 토대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비용의 변화나 기술 발전 등으로 자연스럽게 공공 정책이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960년대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군인 징병제도에 대해서 연구를 했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대부분의 군사력을 젊은 남성들의 징병을 통해서 충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몇 경제학자들은 징병제가 아니라 충분한 임금과 혜택을 준 뒤 군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선택하도록 하는 시장 경제 메커니즘을 통해서 군사력을 충원하는 대안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정치인들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채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고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가 현실 정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을 알자 다른 주제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시카고 대학의 개리 베커(Gary Becker) 교수는 왜 자신이 이 주제를 그만 연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월터 오이(Walter Oi) 교수와 다른 몇 명의 경제학자들은 이 주제를 계속 연구했고 이들은 징병제와 모병제에 따른 국방부의 예산과 군사 효율성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였습니다. 오이 교수는 1967년 논문을 통해서 징병제의 숨은 비용, 즉 징병된 젊은 남성들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의 사회적 비용이 크다고 주장했고 그는 1970년대 초반 닉슨 행정부의 모병제 전환을 위한 위원회에서 경제학자로서 역할을 했습니다. 1973년 미국은 징병제를 끝냈고 몇몇 경제학자들은 오늘날 젊은 남성들은 월터 오이 교수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미국이 징병제를 끝내야 하는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당시 어떤 연구 결과를 내 놓았든, 저는 1970년대 초반의 정책 결정자들은 어쨌든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제도를 변화시켰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기술 변화로 인해 징병제를 둘러싼 비용과 이득이 바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군사력은 과거 어느때보다 군사력 중심이 아닌 자본 중심으로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군사 모집 방식에 관한 연구들은 한결같이 한 국가가 징병제를 실시하는지 아니면 모병제를 실시하는지는 그 나라의 군사력 규모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71년에 미국의 군사 규모는 15~24세 남성의 1/6에 해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3년에는 이 숫자가 1/15로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하버드 대학의 안드레이 쉴라이퍼(Andrei Shleifer) 교수와 진행한 연구에서 우리는 1971년에서 2003년 사이 미국의 군사력 모집과 관련된 정책 변화들은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밝혔는데 이는 정책 변화의 주요 원인은 이를 뒷받침 하는 경제학 연구가 아니라 한 정책과 관련된 비용과 이득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경제학자들은 자신의 연구 결과나 주장이 정책 결정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학적 주장은 이미 비용이나 이득의 변화 때문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정책 변화의 속도를 더 가속화 시키는 정도의 역할만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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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문단에 오타 나셨네요.
1970년대 초반 닉슨 행정부의 모병제 전환을 위한 "위원호"에서
위원호가 아니라 위원회 아닌가요?
오타 맞습니다. 수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