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Yahoo)의 CEO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는 이번 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가전제품 박람회(CES)에서 참석자들에게 “미디어 분야는 오랫동안 야후의 핵심 사업 중 하나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야후는 유명 TV 앵커인 케이리 커릭(Katie Couric)이나 뉴욕타임즈의 테크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포그(David Pogue)를 영입하면서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브랜드를 공고히 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야후가 컨텐츠 쪽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 할수록 야후의 테크 분야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야후의 이메일 계정 사용자 1백만 명이 하드웨어 문제로 계정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 뒤에는 야후의 광고 서비스가 악의적인 광고를 내보내도록 해킹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 후 야후의 대응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야후는 경쟁사들에 비해 가장 기본적인 보안 기준을 설치하는 데에도 뒤떨어져 있습니다. 여러 에피소드들은 야후가 테크 회사가 아니라 미디어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유명 스타트업 엑셀레이터인 Y Combinator를 만든 폴 그래험(Paul Graham)이 들려준 일화에 따르면 야후의 이러한 목표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1990년대 야후는 그래험이 창업한 이커머스 스타트업인 Viaweb을 4,900만 달러에 사 들이면서 그를 회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2010년에 그래험이 쓴 블로그 포스팅에 따르면 야후는 그 당시에도 스스로를 테크 회사로 간주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야후에서 일하면서 느낀 가장 이상한 점은 그들은 계속해서 자기 회사를 미디어 회사라고 불렀다는 점이었어요.” 그래험은 이러한 자기 인식이 야후가 회사의 우선 순위를 결정할 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야후가 자신을 미디어 회사로 간주함으로 인해 초래한 최악의 결과는 바로 그들이 프로그래밍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당시에), 구글, 그리고 페이스북에는 프로그래머 중심의 문화가 있어요. 하지만 야후는 프로그래밍을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할 뿐이예요. 야후에서는 사용자 환경에 관한 소프트웨어를 프로덕트 매니저나 디자이너가 관리해요.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은 프로덕트 매니저나 디자이너가 한 일을 최종 단계, 즉 코드로 바꾸는 일뿐이예요.”
그래험은 이러한 기업의 구조 때문에 야후의 제품들이 탁월하지 않으며 야후가 능력 없는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구글에서 경력을 쌓은 현재 CEO인 마리사 메이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그녀가 고용한 프로그래머들 역시 대부분은 실패한 스타트업 출신들이었습니다. 그녀가 보인 행보 역시 야후를 미디어 벤처로 각인시키는 데 도움을 줬을 뿐입니다. 야후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을 고려했을 때, 미디어 기업으로 브랜드를 자리매김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후의 테크 제품들에 의존하고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앞으로 야후 이용에 있어서 사용자 경험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신호로 보입니다.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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