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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지를 찾아 빙벽을 오르는 황제펭귄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은 번식기가 되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커다란 얼음덩이 해빙(sea ice) 위에서 알을 낳고 부화시켜 새끼를 기릅니다. 먹이가 풍부한 바다 한 가운데서 새끼를 기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점이죠. 바닷물이 얼어 형성되는 해빙은 황제펭귄이 알을 품고 새끼를 낳아 키우는 4~6월(남극의 겨울)이면 연중 가장 두껍고 단단해지는데, 위성으로 관찰한 결과 2011년 이후 남극 지방의 해빙은 예년만큼 두꺼워지지 않았습니다. 황제펭귄의 번식지가 줄어든 셈이죠.

영국 남극 학회(British Antarctic Survey) 소속 학자들은 위성을 통해 촬영한 황제펭귄의 번식지 이동 추이를 보고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해빙의 양이 줄어들자, 황제펭귄들은 대륙에서 떨어져나온 얼음덩이인 유빙(floating ice shelf)으로 번식지를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30미터 높이의 빙벽을 타고 올라야 유빙 위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펭귄은 날 수 없고, 물 속에서 헤엄치는 데는 선수지만 물 밖에서는 뒤뚱뒤뚱 걷거나 뛰는 게 전부입니다.

해빙이 줄어들면서 황제펭귄은 국제 자연보호 연맹(IUCN)이 선정한 멸종위기종에 이름이 올라 있는데, 이번 연구로 황제펭귄이 기후변화에 대응책을 마련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구진들은 아직 황제펭귄의 모든 군락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며 섣부른 결론을 경계했습니다. 또한 황제펭귄 말고 다른 펭귄들의 번식지 또는 군락지 이동에 관해서는 계속해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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