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소니언협회(Smithsonian Institution)의 박사후 과정에 재직중이며, 청년과 19세기 정치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 존 그린스펀(Jon Grinspan)이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유년을 벗어났지만 성년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Y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 역주)가 사회의 문제거리로 논의되는 것도 이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황의 자식들”, 밀레니얼(Millennial) 등으로 불리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종종 불안정한 커리어, 연애와 출산, 성숙의 유예와 같은 키워드로 정의되곤 하죠.
하지만 이들이 과연 유별난 세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미국의 젊은이들도 아주 비슷한 이유들로 괴로워했으니까요. 당시 젊은이들의 일기장은 “아직도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니 치욕스럽다”,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 “나이가 스물다섯인데 아직도 사랑을 못 해봤어”, “1년 전보다 나아진게 아무것도 없다”, “서른 전에 결혼할 수 있을까”와 같은 문구들로 가득합니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걸쳐 일어난 미국 사회의 변화는 실로 혁명적이었습니다. 100년간 미국 인구는 15배 증가했고,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었죠.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경기 불황도 매 10년마다 찾아왔습니다. 오늘날 결혼 제도가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며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도 사실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평균 초혼 연령이 26세로 뛰어오른 것이 19세기의 일인데요, 평균 수명이 50세 미만이었던 당시 26세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였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젊은이들의 삶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고용은 불안정했고, 사랑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죠.
당시 젊은이들이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이동입니다. 당시 젊은이들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별 다른 계획도, 연줄도 없이 간단한 소지품만을 싸들고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며 삶을 꾸려갔습니다. 두 번째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뭉치는 것이었죠. 19세기 젊은이들은 강박적으로 각종 정치 모임, 학회, 독서 클럽, 종교 모임, 춤 모임, 심지어는 갱단에 가입해 활동했습니다. 해당 모임의 대의명분에 공감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단지 어떤 공동체에 속하기 위한 활동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불안은 피할 수 없어도, 고독은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믿음이었죠.
오늘날 젊은이들은 1960년대에 세워진 삶의 시간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되려 20세기 중반이 얼마나 특수한 시기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50년 간 한 직장에 다니는 삶이 오히려 역사적 가외치인 것이죠. 격동의 19세기를 잘 보낸 사람들은 주로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고, 전통적인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삶을 떳떳하게 살아간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도 비슷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삶이 20세기 중반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새해에는 새로운 의미의 가정, 새로운 의미의 안정, 새로운 의미의 공동체를 추구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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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과거의 사례를 들어준 것이 이 글의 귀중한 가치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소개 감사드립니다.
리플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20대로서 울림이 있던 기사였습니다. 늘 좋은 글 소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