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경제 불황이 한창이던 당시 뉴저지 주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뉴저지 주 이웃에 위치한 펜실베니아 주는 4.25달러 최저임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프린스턴 대학의 젊은 두 경제학자였던 데이비드 카드(David Card)와 앨런 크루거(Alan Krueger)는 최저임금 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뉴저지 주와 펜실베니아 주 경계에 위치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을 대상으로 11개월간 두 번의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조사를 통해 이들은 최저임금 상승이 사람을 고용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고자 했습니다. 이들이 발표한 결과는 최저임금 상승이 고용을 줄이지 않았다는 것으로 그때까지의 경제학 교과서가 가르쳐온 것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카드와 크루거의 연구 이후, 이 연구를 반박, 재반박 하는 연구들이 쏟아졌습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은 경제학자들 사이에 인신 공격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20여년이 지난 현재, 경제 규모는 그 당시에 비해 63%나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최저임금은 오늘 날 7.25달러로 1992년 8.4달러(물가 상승률 적용 + 2013년 달러 기준)에 비해 오히려 낮습니다. 최근 뉴저지 주는 최저임금을 1달러 올리는 주민 투표를 통과시켰고, 미국 연방 차원에서도 최저임금을 10달러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드와 크루거 교수의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실업상태인 현재, 최저임금 상승이 얼마나 경제에 도움이 될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카고대학은 전문가들을 상대로 최저임금을 9달러로 올리는 것이 고용을 줄일 것인가라는 질문지를 보냈습니다. 응답자의 1/3은 그렇다고 대답했고, 1/3은 아닐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25%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경제학자들은 카드와 크루거의 연구는 대표성을 띄지 못하며 데이터가 수집된 방식이나 그들이 내린 결론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규모가 큰 시장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도 임금 상승이 반드시 고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결과들이 나오면서 노동 경제학자들이 노동을 다른 재화와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버클리)의 마이클 라이히(Michael Reich) 교수는 이를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수퍼마켓에서 파는 소고기 가격이 올라가면 소고기를 덜 사고 생선을 더 많이 사게 되지만 노동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은 이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직종에 있는 일들은 힘들고 불쾌하며 단순한 일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한 일자리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드물며 사람들의 생산성도 낮은 편입니다. 라이히 교수에 따르면 뉴저지 주가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사람들이 한 직장에 머무르는 기간이 늘어나고 따라서 기업들을 빈 자리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덜 느꼈다는 것입니다. 코스트코(Costco)의 CEO인 크레이그 제리넥(Craig Jelinek)은 말합니다. “직원들에게 적정 임금을 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일입니다. 장기적으로보면, 월급을 많이 주는 것은 직원들의 이직률은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죠.” 그는 수퍼마켓 계산원으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현재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11.5달러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앨런 크루거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다른 긍정적인 면들을 이야기합니다. “최저임금 상승은 지난 경제침체 기간 동안 빈곤의 경계선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죠.” 오바마 행정부는 최저임금 상승이 현재의 소득 불평등을 20%나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보수주의자들은 이러한 주장을 믿지 않습니다. 하원의장인 존 뵈이너(John Boehner)는 말합니다. “사다리에서 아래쪽에 있는 가로대 몇 개를 치워버리면 그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사다리를 올라가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뵈이너 의장의 주장은 이론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생산성이 더 높은 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고 이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수백만 명의 청소년들이나 비숙련 노동자들은 고용기회 자체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첫째, 최저임금 상승은 최저임금보다는 임금을 많이 받지만 여전히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백만 명의 문제는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둘째,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여전히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NYT)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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