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에 실린 토머스 에드솔(Thomas Edsall) 칼럼입니다.
건설적인 합의와 타협 노선을 싫어한다는 사람은 드물지만, 특정 사안별로 실제 합의를 도출해내는 일은 어렵기 그지없습니다. 왜 미국 정치가 좌우 분열과 양극화을 벗어나지 못하는가에 대한 카르미네스(Carmines), 엔슬리(Ensley), 와그너(Wagner) 3인의 연구를 보면, 미국 정치의 양극화가 완화되거나 중도 성향의 제 3당이 만들어질 가망은 거의 없어보입니다.
이들은 지난 40년 간의 미국 유권자들을 이념에 따라 총 5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진보(liberal)가 19%, 보수(conservative)가 27%, 리버테리언(libertarian)이 22%, 포퓰리스트(populist)가 11%, 그리고 이른바 온건파(moderate)가 21%였죠. 가운데의 21%는 기존의 흔한 분류법에 따라 진보, 중도, 보수로 나누었을 때의 중도(보통 35% 이상)보다 훨씬 적은 수치입니다. 스스로를 중도로 분류하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사안에 따라 서로 아주 다른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세분화시켜보면 “진짜 중도파” 유권자 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리버테리언과 포퓰리스트는 양쪽 다 스스로를 중도라고 칭하지만, 이들을 하나의 당으로 묶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리버테리언과 포퓰리스트의 가치관 차이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만큼이나 큽니다. 게다가 우리가 “중도”라고 생각하는 후보가 과연 이들 “중도”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가상의 제 3당이 내놓을 수 있는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를 예로 들어봅시다. 전형적인 포퓰리스트, 즉 노조원으로 사회 복지 혜택을 원하지만, 교회에 다니면서 동성결혼이나 낙태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는 백인 남성은 블룸버그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사회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론 폴 타입의 전형적 리버테리언 역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규제와 세금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블룸버그에게 표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블룸버그가 한 쪽을 만족시키기 위해 한 쪽으로 기운다면 그는 더 이상 “중도” 후보가 아닌 것이죠.
현재 미국의 공화/민주 양당 체제에서 리버테리언들은 경제면에서는 공화당, 사회면에서는 민주당과 가치를 공유합니다. 포퓰리스트는 그 반대죠. 이러한 상황에서 공화/민주 양당이 택할 수 있는 옵션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당색을 더욱 강화해 핵심 지지자들을 확실히 확보하고, 리버테리언과 포퓰리스트, 그리고 “진짜 중도파”들의 지지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미국 정치는 더욱 양극화되겠죠. 두번째는 “중도” 중에서도 타겟으로 하는 집단을 세분화시켜 공략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이라면 리버테리언들을 공략하기위해 경제 정책을 오른쪽으로 옮기는 식으로요. 하지만 두 옵션 모두에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하기 때문에 양당 모두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정치적인 양극화가 완화되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공화당이 거듭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끝에 티파티를 버리고 가운데로 옮겨오는 시나리오입니다. 현실성이 더욱 떨어지는 두번째 시나리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민주당원들이 당을 장악해, 높은 세율을 두려워하는 부유한 민주당원들이 공화당으로 옮겨가면서 세력 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하지만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중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도의 실체가 없는 현 상황에서는 민주당이 아주 적은 표차로 대통령을 배출하고, 중간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도 유권자”의 존재가 정치나 선거의 모습을 바꾼다는 것은 환상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NYT)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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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