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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정책 바뀌나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같은 채무국에 모든 부담을 지게 한 구조 때문에 유로존 위기가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린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에 대한 접근법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제안서는 구제금융 과정에서 채무국의 채권을 산 채권국이나 투자자들도 비용을 부담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위기에 빠진 국가의 국민들 뿐만 아니라 위기 국가의 채권을 산 투자자들도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제통화기금은 유로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독일과 같이 그리스의 채권을 소유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부채 규모를 가감(write down)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은 독일이 주창해 온 긴축정책이나 채무국에 모든 부담을 지우는 것이 오히려 위기를 악화시킨다고 보고 채무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의 이러한 제안은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채권을 구입하는 은행들은 물론이고 독일과 미국 역시 이 제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독일은 국가 부채 위기에서 벗어나는 핵심은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재정 건전성 유지 뿐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도 국제통화기금은 비슷한 제안을 했지만 당시 미국의 반대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오바마 정부 역시 이번 제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과 채권국들 사이의 이러한 갈등은 누가 더 많은 손실을 보는가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채권 국가들은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에 3,400억 유로를 대출해 준 상태이고 국제통화기금은 700억 유로를 대출해 준 상태입니다. 만약 채권자들이 위기에 빠진 국가들의 빚을 탕감해주기로 한다면 유럽 국가들의 손실이 국제통화기금보다 훨씬 큽니다. 또 국제통화기금은 우선 채권자 지위(preferred creditor: 다른 채권자들보다 항상 먼저 빚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다른 채권국들이 기금의 제안서에 완전히 동의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국제통화기금의 움직임에 대해 구제금융 관련 정책결정 과정에서 기금이 다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과거 아시아나 남미의 금융 위기에서는 국제통화기금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번 유로존 위기에서는 독일과 같은 국가들이 주도권을 쥐었고, IMF는 파트너 역할만 해왔기 때문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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