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세계

“평화냐, 정의냐” 아프리카의 고민

케냐의 우후루 케냐타부터 수단의 오마르 알-바시르까지, 아프리카에는 각종 범죄 혐의로 기소된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반인도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있죠.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이처럼 외부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남수단의 지도자 살바 키르는 알-바시르를 법정에 세우는 것 보다 평화 협상 테이블로 데려오기를 원합니다. 전쟁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케냐타도 올 초 케냐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선출됐죠. 이처럼 평화와 정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오늘날의 아프리카입니다.

넬슨 만델라에 이어 남아공 대통령을 지내고 현재는 UN 대표 자격으로 아프리카의 여러 분쟁 지역에서 협상 활동을 벌이고 있는 타보 음베키도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케냐타나 알-바시르의 범죄도 분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당장 급한 것은 그와 같은 분쟁 상황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프리카인들이 분쟁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막아보려고 고군분투하는데, 외부에서 “평화보다 정의가 더 중요하다”고 외치는 형국이라는 것이죠. 음베키는 1994년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우리에게 선택지가 있었더라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의 대통령을 국제형사재판소로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아파르트헤이트가 반인도 범죄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죠. 하지만 우리는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어가는 협상 과정에서 백인 주민들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것이 정의보다도 우리에게 더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이죠.” (Al Jazeera)

원문보기

eyesopen1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