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경제 수도라 불리는 뉴욕에서, 경제 불황에도 급등하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주민들 중 일부가 레저용 차량(Recreational Vehicle)을 주거지로 선택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신트론(Steven Cintron)은 지난 봄 동거중이던 그의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된 이후 새로살 집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뉴욕시의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은 그의 경제적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뉴욕시 평균 월세가격은 $3,105(약 350만원)이나 되었으니까요. 궁여지책으로 신트론은 중고장터에서 $5000불(약 550만원)을 주고 1996년산 낡은 레저용 차량을 구입했습니다. 높은 월세에 얽매이기 보다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레저용 차량을 주거지로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서 였죠.
그가 주거지로 사용하는 레저용 차량에는 벽걸이 티비, 비디오 게임기, 간이 침대, 주방, 화장실 등 없는 것이 거의 없어 별 무리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해보입니다. 그리고 신트론은 어디든지 이동가능하다는 장점도 큰 매력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희생해야 할 것들도 분명 있습니다. 전기와 수도, 하수시설, 인터넷 등과 같은 공공 편의재들과 차량이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아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것이죠. 주소가 없어서 우편물을 받아보는데도 애를 먹습니다.
뉴욕시의 높은 월세를 피해서 레저용 차량을 거주지로 선택하는 사람은 비단 신트론뿐만이 아닙니다. 뉴욕주 자동차국에 따르면 2012년 뉴욕시에 등록된 레저용차량에 거주하는 시민의 수가 589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당국은 이들이 거주하는 레저용 차량을 또 하나의 거주형태인 “Houses on Wheels” 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트론처럼 레저용 차량에 거주하는 것이 합법적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습니다. 어떠한 뉴욕주 법도 이러한 새로운 주거 형태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건, 높은 월세를 피해 레저용 차량을 주거지로 선택할 사람의 수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 경제가 회복하는 신호를 보이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많은 금융인들과 법조인, 전문직 종사자들이 맨해튼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Los Angeles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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