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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이사회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

2006년 탄생한 유엔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ncil)은 세계 각 국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입니다. 그렇다면 이사국으로 선출되고자 하는 나라는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이론은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종교의 자유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1월 12일 새 이사국으로 선출된 나라 중 세 곳(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은 미국 종교자유위원회가 “우려국”으로 지정한 나라고, 두 곳(러시아, 쿠바)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은 곳입니다. 물론 양심의 자유라는 개념을 둘러싸고 논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경우는 대놓고 수니파 이슬람교를 제외한 종교는 전혀 존중하지 않습니다. 이번 여름에도 중도 리버럴 정도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던 남성이 이슬람을 모독한 죄로 7년 징역형과 태형 600대를 선고받았으니까요. 중국에서도 위구르 무슬림과 티벳 불교신자들의 상황은 썩 좋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기후 변화나 마약 밀매처럼 여러 나라가 모두 함께 모여 의논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 사안들이 분명 있습니다. 백번 양보해 유엔인권이사회가 인권은 무엇이며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가를 말로만 떠드는 장이라 하더라도 그 나름의 존재 가치는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권이사회는 그 이상의 소명을 가지고 탄생한 기구입니다. 이사회의 이름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망신을 주는 것이 인권이사회의 기능입니다. 하지만 현실이 이러하니, 과연 인권 문제를 논하는 범지구적인 기구에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권이사회가 지정학이나 문화적 편견에 영향받지 않고 인권을 수호하는 신뢰받는 기구로 거듭나려면, 인권 침해국을 포함한 모든 정부로부터 철저한 독립을 이루어내야 할 것입니다. (Economist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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