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환경운동가 “더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야 한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지난 주 월요일, 뉴스페퍼민트는 지구온난화 현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생에너지보다 원자력 에너지에 더 의존할 필요가 있다는 기후과학자들의 의견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뉴스페퍼민트 지난 기사 보기). 이러한 기후과학자들의 의견에 환경운동가들이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atural Resource Defense Council)는 원자력 발전이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원자력발전소를 짓기 위해 필요한 풍부한 자본력, 아주 높은 수준의 기술력, 원전을 둘러싼 안전성에 대한 높은 의구심으로 인하여 원자력 발전이 화석연료를 대신할 현실적인 수단이 되기는 힘들다는 것이죠. 대신에, 협회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저렴한 해법이 될 것이라 얘기합니다.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의 최고 책임자 마이클 브룬(Michael Brune)은 일본의 후쿠시마와 러시아의 체르노빌, 미국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사고를 통해서 우리가 얻어야할 교훈은 원자력발전이 아주 위험하다는 사실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서, 독일과 같은 경제 강대국이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체제로 나아가게 된 이유도 원전의 위험성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그린피스(Greenpeace)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안전하며, 적당한 가격의 해결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발전소는 이 중 어느 요소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클라이메이트프로그레스(ClimateProgress)의 조 롬(Joe Romm)은 다른 환경운동가들과 마찬가지로 원자력 발전이 너무 비쌀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기술이 상용화된 이후로 지속적으로 비용이 감소하여 태양광의 경우 1977년 이후로 99%나 하락했지만 원자력 발전의 비용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경향이 지속되는 한 원자력 발전의 가격적인 매력 또한 점점 더 퇴색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G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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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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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는 아직도 전기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20억이나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들 때문에라도 대규모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리라 여겨집니다. 맘에 들지 않지만, 최악보다는 차악이 나으리라고 생각됩니다...

  •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두분 의견 모두 특정한 문맥 상에서 각자 일리가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20억이나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위한 원전 도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팩트가 될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원전 역시 발전단가와 안전관리, 그리고 열약한 그리드 시스템과 같은 인프라를 고려해보면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지요. 아프리카 주민들이 유선통신 대신 무선통신을 바로도입한 것처럼, 도시 그리드 없이 자택에서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자가발전하는 일이 더 합리적인 지역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작이나 산업용지, 생태계보존, 도시민들의 거주용으로 사용되어야 할 토지가 태양전지나 풍력발전기로 뒤덮힌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리 유쾌할 것 같지는 않네요. 그렇다고 화석 연료로 전기를 공급하기에는 석유나 석탄의 높은 가격과 극심한 가격변동에 경제력이 떨어지는 국가와 국민이 대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고, 20억 인구를 위해 24시간 365일 화석연료가 활활 타오른다 생각하면, 이 또한 참으로 끔찍할테죠. 그리드 건설의 문제도 있고요. 수력발전또한 예전에 뉴스페퍼민트에서 다룬 것처럼, 주민들의 강제이주와 같은 사회문제, 그리고 물이라는 common property에 대한 국가간의 독점과 쟁탈문제, 환경의 변화로 인하 생태계 위기 상황, 가장 중요하게는 물이 있는 지역만 가능한 방식이라는 지리적 한계성 등으로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애니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원전뿐만 아니라 현재 가능한 전력 생산방식 모두가 장단이 있기 때문에 최악, 차악의 구분이 너무 어렵고, 따라서 특정한 지리적 조건과, 경제상황, 사회문맥 등의 고려없이 일률적인 논의를 진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이지요. 좋은 의견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피드백 부탁드릴게요~ ^^

  • 한국의 경우에도 태양광발전 보조금이 늘어나자 경북 지역의 산림을 밀어내고 (땅값이 평당 200~300원 사이이니)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일이 벌어졌죠. 기존 발전 방식이 나쁘다고 이야기하시는 분이 있는데,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1. 한국은 땅이 좁고, 대체 에너지는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사람들이 자꾸 인식하지 못하는 거 같은데, 서울 같은 경우에는 세계 최대 수준(=방글라데시)의 인구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하루에 소모하는 에너지를 태양광 발전이나 다른 발전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2. 대체 에너지는 더 튼튼한 그리드를 운영해야 한다.
    전력 관련 홈페이지 찾아보면, 태양광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구역을 표시한 지도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드가 유지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면, 사람들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축전 시설을 건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발전되는 용량을 그리드에 연결하게 되면 출렁거리는 전류로 인해 시스템이 전부 마비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태양광 에너지 등의 사용률이 50%를 순간적으로 넘었던 독일의 사례를 보았을 때, 20년 정도 시스템을 전환하는 과정이 소요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모자란 전기는 외국에서 사오고, 다른 나라의 2배가 넘는 전기료를 내면서 말이죠)

    3. 지구온난화는 이미 현실
    필리핀에 닥친 태풍이 제일 무서운 점은 '이게 시작이다'라는 점입니다. 판잣집에 사는 빈민들이 태풍 불었다고 벽돌집에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갈 수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매년 1만명씩 태풍으로 죽어나가는 상황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겨났다고 생각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 일본인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변한 것이 전혀 없으며, 사법 시스템과 '먹어서 응원하자' 켐페인을 보면, 일본이라는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포장한 파시스트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전 사고로 인해 죽어나갈 사람들의 숫자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죽어나갈 사람들의 숫자를 생각하면,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원전 사고는 인간이라는 재앙으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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