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식의 맛이란 인간의 5가지 감각 중 하나인 미각의 결과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과학자들이 알아낸 것은 그것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이 맛을 느끼는 과정에는 타고난 본성과 사회적 효과가 모두 관여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취향과 보편적 기준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맛에는 다른 4가지 감각, 곧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이 모두 영향을 끼칩니다.
입에 들어간 음식은 먼저 치아에 의해 부서지고 침에 의해 분해됩니다. 그리고 혀의 미각돌기에 분포한 5가지 맛, 곧 쓴맛, 단맛, 신맛, 짠맛, 그리고 감칠맛을 느끼는 신경들이 그 음식을 판단합니다. 이 5가지 맛은 음식을 계속 먹을 것인지를 판단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줍니다. 단맛과 감칠맛은 이 음식이 충분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며 쓴맛은 음식에 독성이 있을 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와 함께 음식의 향이 포함된 입안의 공기는 목으로 연결된 통로를 통해 코 안쪽의 비강으로 흘러갑니다. 후각세포는 수천가지 화학물질을 구별할 수 있으며 이곳의 후각세포는 이를 통해 음식의 향을 판단합니다. 우리의 뇌는 코를 통해 들어온 냄새 신호와 목을 통해 들어온 냄새신호를 구별합니다. 그리고 목을 통해 들어온 냄새신호와 혀의 미각신호를 종합하여 음식의 풍미(Flavor)라는 새로운 감각을 느낍니다. 이것은 산소와 연료가 더해져 불꽃이 만들어 지는 것같이 독특한 과정입니다.
미각세포가 입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50년간 과학자들은 왜 포도당을 입으로 먹었을 때, 같은 양의 포도당을 혈관에 주입했을 때보다 더 급격한 인슐린 분비가 일어나는 지를 궁금해 했습니다. 2007년, 과학자들은 인간의 소장에 미각세포가 존재하며 이 세포가 당류를 감지했을 때 많은 양의 인슐린분비가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맛을 좋아할지는 태어나기 전부터 결정되기 시작합니다. 산모가 임신상태에서 마늘을 먹었을 때, 그 아기는 마늘향이 포함된 모유를 더 선호했습니다. 산모가 당근쥬스를 마셨을 때 태어난 아이들은 당근을 더 좋아했습니다. 이 현상이 가리키는 진화적 교훈은 매우 간단합니다. “엄마가 먹었다면, 그건 안전한 음식이란 말이지.”
사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 과거 왕들이 자신의 신하에게 시켰던 것처럼 – 새로운 음식을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먼저 맛보게 합니다. 이 원칙은 다른 동물들에게도 적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쥐들은 코코아향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한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쥐의 혈액에 코코아향을 넣었고, 그 쥐의 호흡에서 코코아향이 나는 것을 맡은 다른 쥐들은 코코아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조금 더 어렵습니다. 평균적으로 아이들은 9번 정도 생소한 맛을 느낀 뒤에 그 맛을 좋아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 횟수는 부모가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한다면 줄일 수 있을겁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식품회사들이 광고에서 자신들의 신제품을 먹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이미 현실에서는 잘 알려진 현상입니다.
맛에 다른 감각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는 여러 실험을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혀에 전극을 달고 짜릿한 전기신호를 받았습니다. 신호와 함께 달콤한 음식의 사진을 본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음식사진을 본 참가자들보다 그 신호를 더 즐겁게 평가했습니다.
청각과 시각의 영향 역시 매우 뚜렷합니다. 헤드폰을 통해 아삭거리는 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은 감자칩이 더 신선하다고 평가했고, 전문적인 와인감정사들도 붉은 염료가 들어간 화이트와인을 레드와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빨간 접시의 음식은 꺼려하며 구슬치즈보다 각치즈의 맛이 더 선명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맛에는 이처럼 수많은 감각이 관여하며 우리의 기억, 음식을 먹는 장소, 먹는 도구, 그리고 함께 음식을 먹는 친구들이 영향을 줍니다. 곧 맛은 화학적이며, 동시에 정신적인 감각인 것입니다. (Scientific American)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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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란 공감각
그런데 산모들은 자기들이 입맛이 돌면 태아가 원한다...고 하는데. 어느 쪽이 맞을 런지 모르겠네요 ㅎㅎ
아...갑자기 이 글 보니깐 배고프네요. ㅠㅠ
원문과 비슷한 내용을 담은 책 한 권 추천드릴께요. 인간은 두뇌로 음식을 먹는다 '미각의 지배 - The Omnivorous Mind'라는 책에 생물학적,사회적 의미의 맛에 대해서 잘 설명이 되어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