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지난해 여름 그랬던 것처럼 정부의 채무 한도(debt ceiling)를 문제 삼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정부가 씀씀이를 줄이지 않는 한 현재 16조 7천억 달러인 채무 한도를 인상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죠. 공화당의 켄터키 주 상원의원 랜드 폴은 TV에 나와 경제학자들을 인용하며 “엄청난 정부 부채 때문에 매년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빚이 늘어난다는 건 정부가 계속해서 돈을 빌렸다는 뜻이고, 이는 시장의 이자율을 높여 기업들의 투자를 줄이게 되고, 투자가 줄면 일자리도 줄어든다는 것이 폴 의원이 인용한 경제학자들의 주장입니다.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리카르도(David Ricardo)는 정부 부채가 늘어나면 소비자와 기업들은 정부가 빚을 갚기 위해 세금을 올릴 것이라 가정하고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경제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이 주목하는 건 우선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의 이자율입니다. 빚이 많더라도 이자율이 0에 가까울 정도로 굉장히 낮기 때문에 이자를 갚는 데 드는 돈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겁니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부채의 이자를 갚는 데 쓴 돈은 2천 2백억 달러로 정부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였습니다. 적지 않은 액수이긴 해도 지난 1973년부터 미국 정부가 부채 이자를 갚는 데 평균 정부 지출의 10.6%를 써온 데 비하면 비율은 오히려 낮습니다.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소비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걸 걱정하는 기업은 많지만, 정부 부채 때문에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 투자를 줄인다고 답한 기업은 거의 없었습니다. 부채가 높아지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을 경제학 모델로 뒷받침했던 경제학자들의 논문에서 코딩 에러가 발견됐던 해프닝(관련 NP 기사모음)은 정부가 진 빚의 위험이 과장됐다는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 지출을 집안 가계부에 빗대며 신용카드 한도를 다 채울 만큼 돈을 썼으면 한도를 올리기 전에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단호하게 말합니다.
“집안 경제와 정부 지출은 엄연히 다른 사안입니다.” (Busines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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